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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정치이슈가 된 마스크 착용…WP "마스크 쓰면 반트럼프"

송고시간2020-05-2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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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마스크 둘러싼 트럼프-바이든 행보, 정파적 논쟁에 근거"

미국 미시간주의 포드 부품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미시간주의 포드 부품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억제를 위한 마스크 착용이 미국에서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됐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6일 마스크를 쓴 기자를 두고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표현했다.

이 기자에게 마스크를 벗고 질문해달라고 했는데 마스크를 벗는 대신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하자 "아 좋다. 당신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길 원하는군"이라고 말한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PC)은 인종·성별·종교·성적지향·장애 등과 관련한 편견이 담긴 언어를 쓰지 말자는 운동이다.

인권 운동의 한 갈래로 진보 진영에서 시작됐으나 반대로 보수주의 쪽에서는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타인에게 교조적으로 이 이념을 강요하거나 도덕적 우위에 서려는 태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변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정치적 올바름을 거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는데 이날 마스크 착용 행위를 정치적 올바름으로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적이 없다.

WP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거부하며 공개된 자리에서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대통령의 태도는 그의 지지자들에게 자택 대피령에 저항하는 상징이 됐다"며 "마스크를 쓰는 것은 반(反)트럼프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CNN이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의 해변에서 만난 한 젊은 남성은 "그(대통령)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나도 쓰지 않는다. 그가 걱정하지 않으면 나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정 마스크를 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정 마스크를 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함으로써 죽음을 부추기고 있다며 마스크를 써서 모범이 되는 것이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조롱하는 트윗을 리트윗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완전한 바보"라고 반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은 선도하는 자리이지, 어리석은 짓을 하거나 거짓으로 남자다워지려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NN도 "의학 전문가들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날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서로 다른 행보가 "마스크가 편집증적인 규제냐, 아니면 필요한 예방조치냐를 둘러싼 정파적 논쟁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의학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 크리스 머레이는 "이제 마스크 착용이 효과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아마 전염을 50%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레이 소장은 "따라서 앞으로 한두 달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느냐가 앞으로 코로나19가 얼마만큼 확산할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같은 간단한 일들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이 모든 사람이 심각하게 실천하기를 고려해봐야 할 것들"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안쓰는 트럼프, 마스크 쓴 바이든 (PG)
마스크 안쓰는 트럼프, 마스크 쓴 바이든 (PG)

[김민아,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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