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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적정한 주가 레벨은?

송고시간2020-05-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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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도시 홍콩 스카이라인
국제금융도시 홍콩 스카이라인

각국의 공격적인 유동성 주입과 경제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EPA_연합뉴스

올해 3월 중순 이후 글로벌 증시는 빠른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미권 국가들의 경제 활동 재개, 중앙은행이 중심이 된 공격적인 유동성 주입과 신용위험 억제, 충분히 낮아진 경제 지표에 대한 눈높이와 3분기 이후 회복 기대 등이 최근의 주가 반등을 이끈 요인들이고, 이런 기대는 현재진행형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자산가격의 적정한 레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큰 흐름에서의 펀더멘털이 2분기 저점 기록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코로나19 발병 이전 레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한국 GDP(국내총생산)는 구미 선진국 대비 훨씬 양호한 성장 경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성장률이었었던 2019년의 2% 성장보다 낮은 레벨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4월에 발표된 IMF(국제통화기금)의 추정치보다 다소 낙관적인 시장 컨센서스를 준용하더라도 2020~2022년의 연율화 성장률은 1.7% 수준이다.

기업이익 전망치도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2020년 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코로나19 발병 직전 대비 23.9%나 낮아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한국 상장사들의 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순환적 경기 사이클 반등,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기업이익 증가를 기대케 하는 요인들이었다.

그러나 경기선행지수의 재반락과 앞서 논의한 GDP 레벨의 감속 성장으로 매크로 측면에서 증익 드라이버가 약해졌고, 미중 무역분쟁은 오히려 코로나19 창궐 이후 악화될 조짐이다.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의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코로나19 발병 직전 대비 18%, 14% 하향 조정될 정도로 회복의 눈높이가 낮아졌다.

전반적인 기업이익의 절대 레벨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한국 증시는 2011~2016년 1,850~2,200p에서 장기 횡보세를 나타냈다. 당시 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70조~100조 원 수준에서 형성됐는데, 2017~2018년에 당기순이익이 140조~150조 원으로 레벨 업되면서 코스피도 2,600p대에 근접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코스피 상장사 연간 당기순이익
코스피 상장사 연간 당기순이익

[신영증권 제공]

기업이익과 관련해선 앞으로의 전망에 앞서 2019년 실적에 대한 리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019년 전체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77조 원에 그쳤다. 올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23.7% 증가한 95조3천억 원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이익 레벨이 2011~2016년 박스권 국면으로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2,000p대 위로 의미 있게 레벨 업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본다.

미국 경제의 예상 회복 경로는 한국보다 부진하다. 거의 모든 국가가 그런 것처럼 미국 GDP도 2020년 역성장, 2021~2022년 빠른 회복이라는 경로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의 컨센서스라면 2022년에나 2019년 말의 GDP 레벨을 회복하게 된다. 대침체(Great recession)로 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 유사한 GDP 성장 궤적이다.

또한 미국 기업이익 전망치도 신통치 않다. 미국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급락 직전인 올해 2월까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렇지만 기업이익은 정체를 면치 못했다. 2018년 트럼프에 의한 감세 조치만큼의 EPS 증가로 이익이 늘었을 뿐 2019년에는 정체, 2020년에는 -13.9%의 감익이 예상된다.

'언택트 경제'로 불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성장 산업에서 미국의 기술주들이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반대편에는 전통적 플레이어들의 쇠락이 자리 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우리 시대의 기술 진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보다 기존 경제 활동의 잠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있었다. 예컨대 자동차의 발명은 말을 대체했고, 비행기는 열기구를, 전등은 석유등에 대한 완전한 대체재였다.

반대로 4차 산업혁명은 상대적으로 좁은 영역에서 자원배분을 바꿀 뿐이다. 기업이익이 총량적으로 정체된다면 상장기업의 총합으로서 주가지수가 많이 오르기 힘들다. 일례로 아마존의 약진은 다른 기업들의 쇠락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는 상향식(bottom-up)으로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시장 대표지수 자체의 투자 이점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sig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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