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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 이동휘 "평범하지만 소중한 삶 들여다보고 싶어"

송고시간2020-06-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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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다양한 장르, 다양한 이야기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같이 볼 수 있다는 게 영화의 미덕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하게 소중한 삶을 살고 있고, 그런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저도 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영화 '국도극장'
영화 '국도극장'

[명필름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국도극장'에서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쫓겨나듯 낙향한 청춘 기태를 연기한 이동휘는 개봉과 함께 한 첫 인터뷰에서 "지금도 막 건조기 시간을 맞추고 나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1천600만 관객을 웃긴 영화 '극한직업'으로 한껏 주가를 올린 그이지만, 친한 형이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준 감독을 수소문해 먼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먼저 위로를 받았어요. 누구나 각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고, 기태도 다를 것 없고요. 쫓기듯 사는 삶을 벗어나 자기 인생을 꾸려나가는 모습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위로가 전해진 것 같아요."

사법시험 제도가 폐지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기태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어릴 적 친구는 '서울에서 뭐라도 될 줄 알았다'며 비아냥대고, 잘난 형은 자신을 한심하게만 본다. 엄마는 아픈 몸으로 그런 형만 챙긴다.

이동휘는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갖고 있고, 저 역시 맞벌이 부모님에다 외동아들이어서 오래 외로움을 느꼈다"며 "그런 내재된 외로움을 꺼내 기태의 모습에 접목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던가, 슬픈 일이 있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있는데 기태는 혼자 있어도 우는 게 어색하고 울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아팠고, 많이 젖어 들어 있었어요."

배우 이동휘
배우 이동휘

[명필름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기태가 '찌그러져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자세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학창 시절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매 어깨가 오른쪽으로 많이 처져 있어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모니터를 보며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더 쳐진 자세로 만들었죠."

'국도극장'에서 "연기하면서 행복한 게 너무 많았다"는 그는 연극 무대 출신 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 스케줄이 없을 때 연극 무대로 돌아가듯, 단편 영화를 매년 찍고 있다.

"2∼3회차에 촬영이 끝나니 부담은 없고, 단편 영화 작업을 통해 연마나 수련을 하고 살아 있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며 "단편 영화를 준비하시는 감독님들이 편하게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영화는 지난달 29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봉했다.

"전주(영화제 때) 극장에서 봤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달라서 극장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관객이 안전하고 편하게, 빨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아무래도 덜 느껴지는 여백의 미덕은 극장에서 체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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