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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관리, 종합적 평가할것"…韓 '해제요구' 사실상 거부

송고시간2020-06-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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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내일 대응방안 발표할 듯…WTO 제소 절차 재개할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기자 =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해제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수출 관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해 나간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답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한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 관리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의 요청에 답변했는지를 묻는 말에 "기본적으로 안보 무역관리는 공개적으로 거론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와 주고받는 내용과 관련해 하나하나 코멘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대한(對韓) 수출 규제(CG). [연합뉴스TV 제공]

일본 대한(對韓) 수출 규제(CG). [연합뉴스TV 제공]

이 관계자는 이어 "일반적인 견해를 말하면 이전부터 반복해온 것처럼 수출관리는 국제적으로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일본) 수출관리 당국은 상대국과의 수출관리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이런 기본적 입장에 따라 (수출규제를) 엄격화하기 이전으로 되돌리는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 측에) 회답했는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며 "(한국의 수출 관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갈 것"이라는 종전 견해를 거듭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수출규제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지를 묻는 말에도 "한국 측이 답변을 요구하는 것과는 별도로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거의 비슷한 코멘트를 내놓았다.

스가 장관은 안보무역 관리는 공개적으로 거론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어서 한국 측과 논의하는 내용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전제한 뒤 "이전부터 밝힌 것처럼 수출관리에 대해선 국제적 책무를 적절히 '실시'(이행)하는 관점에서 수출관리당국(경산성)이 국내(일본) 기업이나 수출 상대국의 수출관리를 포함,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해 나간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수출관리 운용 상황에 대해 정책대화를 통한 정보 수집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이 지난달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응현황 및 향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이 지난달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응현황 및 향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산성 관계자와 스가 장관의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 수출 규제를 풀지 않고, 수출 관리와 관련한 한국 측 움직임을 자체적으로 평가해 해제 여부를 결정해 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대응 방침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31일)까지 상황을 모두 고려해 일본 수출규제에 관해 조만간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으로부터 반응이 있었지만, 의미를 둘 만한 내용은 아니라며 "우리 정부가 내일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징용 소송 문제로 한국 정부와 대립해온 일본 정부는 작년 7월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꾸겠다는 '규제안'을 발표한 뒤 7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어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그룹A)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작년 8월 28일부터 시행했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외에도 목재 등을 제외하고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부분 품목의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일본 수출 규제, 한국 WTO 제소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일본 수출 규제, 한국 WTO 제소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일본은 수출규제 사유로 한일 간 정책대화 중단,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 미흡 및 수출관리 조직·인력 불충분 등 세 가지를 제시했지만,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 정부는 그간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통해 일본 측이 제기한 문제를 모두 개선한 만큼, 수출 규제 조치를 원상 복귀하라고 요구해 왔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 제시한 시한까지 규제 철회 요청에 사실상 응하지 않음에 따라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재개 등을 대응 방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해 첫 번째 절차인 한일 양자 협의를 진행하다가 지난해 11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면서 WTO 제소 절차도 중단한 바 있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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