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부천 콜센터, 직원 1천989명 전원 '음성'…비결은(종합)

윤태현 기자 기자 페이지

(부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경기도 부천 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방역당국이 실시한 검사에서 2천명에 가까운 콜센터 근무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올 당시 부천에서는 뷔페식당에 이어 쿠팡물류센터발 감염 확산으로 지역감염과 집단감염이 우려됐다.

특히 방역당국은 서울 구로 콜센터를 통해 콜센터 집단감염의 무서움을 알고 있어 초긴장 상태였다.

하지만 부천 콜센터에서는 검사 시작 이후 최종 결과가 나온 이날까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이 콜센터가 지난 2∼3월부터 식당 등 공동시설을 폐쇄하고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 지침을 잘 지켜 집단 감염을 막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천의 이 콜센터 건물 7층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A씨(부천 99번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3일과 24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25일에는 콜센터에 출근해 근무했으며 오후부터 인후통과 기침 등 증상을 보여 검체 검사를 받은 뒤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집단 감염을 우려해 A씨와 같은 층에 근무하는 263명을 자가격리했고 이들을 포함한 전체 근무자 1천989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했다.

결과는 전원 음성이었다.

방역당국은 이 콜센터가 일찌감치 방역 대책을 제대로 시행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역학조사 결과 이 콜센터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식당과 세미나실 등 공동시설을 폐쇄했다.

코로나19 감염 추정 경로 중 하나로 지목되는 흡연실은 애초 운영하지 않았다.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월부터는 전 직원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승강기 운영도 근무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조정했다.

지상 11층 건물 중 2∼11층을 사용하는 이 콜센터는 2∼3층은 계단으로만 갈 수 있게 하고 4∼7층과 8∼11층 승강기는 별도로 운영했다.

방역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구로구 콜센터와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는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방역당국은 구로구 콜센터에서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은 점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식당과 흡연실 등 공동시설이 허술한 방역 관리 속에 운영된 점을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A씨의 대처도 집단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증상을 보인 지난달 25일 오후 곧바로 콜센터에 감염 가능성을 설명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콜센터 관계자는 "역학 조사관이 콜센터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A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다른 직원과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며 "A씨와 함께 식사한 동료 근무자도 검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방역 대책을 잘 시행해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부천 모 요양병원처럼 이 콜센터도 지침을 잘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잠복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긴장을 풀지 않고 지켜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tomatoy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6/02 16:2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