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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식량대란] ① 농수산 먹거리 공급 사슬에 균열...가을위기 온다

송고시간2020-06-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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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현상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봄 작황 차질에 가을 생산저하 겹칠 듯

이동제한에 외국인 농업근로자 입국 못해…농수산업 공히 인력 구하기 비상

전문가 "생산과 소비자 수요, 식품 공급망 전 분야에서 대혼란 올 수도"

식량위기
식량위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편집자 주 =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올가을 2차 대유행을 예측하는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올봄 이상저온 현상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농에 차질이 생겨 올가을에는 농작물 대란도 우려됩니다. 양식을 포함한 수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국경과 지역 간 이동제한 등의 조치가 장기화하면 자칫 국내 식량 수급 위기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봄 영농 및 수산 상황 실태, 올가을 농수산물 생산량 점검과 대응 방안 등을 짚어보는 3편의 기획 기사를 마련했습니다.]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가을 국내에도 세계 식량 위기와 동반한 농수축산물 대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봄철 농사와 수산양식 등이 이미 차질을 빚은 데다 저온 현상에 따른 과수 작물 피해도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가을철 수확 작물 생산량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식량 위기를 우려한 곡물 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까지 확산하면 농수산식품 수급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식용 곡물 자급률은 40~50% 수준이어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국가 간 교역이 막힌다면 국내 식량 공급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월 말 보고서에서 옥수수, 밀, 쌀, 콩 등 주요 곡물의 재고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가 간 물류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국과 베트남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이 사태 악화를 우려해 자국 식량 확보율을 높이려고 곡물 수출을 제한 또는 금지하면 곡물 수입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인도, 태국, 캄보디아가 올해 3월부터 쌀 수출을 제한했고 러시아도 3월 말 열흘간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임시로 제한하는 조처를 내렸다

정부양곡 보관창고
정부양곡 보관창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같은 상황이 다른 작물, 다른 국가로 확산하면 국내에도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국내 쌀·감자·고구마 등의 자급률은 100% 수준이고, 수입 곡물도 국내에 2~3개월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식량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2천300만t에 달하는 연평균 곡물 수요량 중 1천600만t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자칫 글로벌 변수에 따라 식량수급에 균열이 날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가 농수산물 생산과 공급, 수요 사슬을 파괴해 올가을 농수산식품 생산량과 유통량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농업생산 차질은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는 계절 근로자 감소로 이미 시작됐다.

2015년 19명에 불과했던 이들 외국인 농업 근로자는 지난해 3천600명으로 늘었는데 코로나19로 이들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촌 현장은 농번기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인력의 11%가 농업 부문에 종사하는 등 국내 농업생산은 외국인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인 선원이 없이는 조업이 어려운 수산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어업인 고령화 등으로 일손 구하기가 벅찬 20t 미만 소형어선들은 평소에도 외국인 선원을 어렵게 조달해 조업을 이어왔는데 코로나 여파로 외국 선원 사전교육이 중단되면서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저온과 바다 고수온 현상은 농수산 작황에 악영향을 주면서 가을 수확에 대한 기대조차 접게 하고 있다.

나주 배 피해 점검
나주 배 피해 점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 나주 배 재배 농가 2천여가구의 저온 피해율이 85%에 달해 나주 전역에서 저온에 따른 배 착과(着果) 불량이 발생해 올해 수확량은 사상 최악이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사과 등 다른 작물에서도 전국적인 저온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인데 2020년산 김 생산량은 35만5천t이며 생산액은 3천749억원으로 2017년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고수온 현상으로 전년도보다 김 생산량이 21%나 감소했으며, 생산액도 11% 줄었다.

이같은 봄 상황이 임박한 가을에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근로 인력 이동제한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은 비단 국내에만 해당하지 않으며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겪고 있어 노동력 집약적인 농수산업의 세계적인 생산량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지속으로 가을철 농수산물 수확기에도 노동력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생산량과 공급량은 '2차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주호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농업' 최근호에서 "지구 북반구에서 많은 농수산품목 수확기가 임박했고 노동력 부족은 생산손실과 시장 공급량의 일시적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산과 소비자 수요, 식품 공급망 등 전 분야에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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