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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케이티 페리 "힘들었던 시절, 스냅사진으로 꺼냈죠"

송고시간2020-06-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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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스' 선공개 후 첫 국내 인터뷰 "개성 강한 K팝 유행 환영"

"신곡은 영혼으로 쓴 노래…예비남편 올랜도 블룸은 뮤즈, 때론 '부처님'"

케이티 페리
케이티 페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정규 5집은 제 인생의 힘들었던 시절에서 꺼내온 기록의 스냅 사진 같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팝스타 케이티 페리(Katy Perry·36)에게 첫인사를 건네자 "서울을 너무 좋아한다. (2018년 내한 공연 차) 그곳에 갔을 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는 답이 돌아왔다.

3년여만의 정규앨범 발매와 결혼, 출산을 앞둔 케이티 페리가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와 영상으로 만났다. 지난달 15일 정규 5집 선공개곡 '데이지스'(Daisies)를 발매한 후 국내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다.

그는 '데이지스'가 회복과 고집이라는 메시지를 채워 넣은 정규 5집의 토대가 되는 곡이라며 "이 앨범을 작업할 때 내 영혼이 나를 점령한 채 대신 음악을 쓰는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자작곡 '데이지스'(Daisies)에는 남들이 뭐라고 조롱하든 자신의 꿈을 좇으라는 당부와 위로를 담았다.

'네가 그걸 이뤄내기 전까지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계속 듣게 될 거야… / 그들은 내가 정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들이 날 바꾸게 두진 않을 거야' 등 당찬 가사가 눈에 띄는 곡이다.

그는 인생에서 여러 굴곡을 겪었다. 처음으로 낸 CCM(복음성가) 앨범은 처참하게 실패했고, 팝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여러 레이블을 옮겨 다녀야 했다. 임신에 대한 의견 차이로 당시 남편과 이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을 꿋꿋이 이겨낸 케이티 페리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가수 중 한 명이 됐다. 뮤즈이자 파트너인 배우 올랜도 블룸 사이에서 생긴 딸을 곧 출산하고 결혼도 한다. 가수이자 아내, 엄마로서 새로운 여정을 앞둔 셈이다.

케이티 페리는 팝 가수로서 최근 세계에 부는 K팝 열풍을 환영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K팝은 매우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들이 왜 듣기를 원하는지 알겠다"며 "(미국에) 다른 문화가 들어와 안착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놀랍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케이티 페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케이티 페리 선공개 싱글 '데이지스' 표지 사진
케이티 페리 선공개 싱글 '데이지스' 표지 사진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화면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돼 반갑다.

▲ 괜찮다. 우리 모두 한배를 타고 있지 않나. 모두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 2021년은 좀 더 나은 해가 될 거 같다.

-- 우선 아이를 갖고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드는 것에 대한 소회가 어떤가.

▲ 고맙다. 원래 여러 계획과 감정들이 많았다. 그러다 코로나19로 하루아침에 전 세계가 바뀌었다. 그래서 다시 백지로, 중심축으로 돌아가야 했다.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아이가 태어날 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8월 14일에 음반이 발매된다는 것이다. 달력에 적힌 이 두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밖에 다른 모든 건 확실한 게 없다.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 지금 우리는 터널 끝의 빛을 찾는 중인 것 같다.

-- 얼마 전 싱글 '데이지스'를 발매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곡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곡을 만들도록 이끈 경험은 무엇이었나.

▲ 신보 수록곡 중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한 곡이다. 이 앨범을 통해서 하려는 이야기의 토대가 되는 노래다. 신보는 전체적으로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인내, 영감, 희망에 대해 말한다. 이 앨범 작업할 때 매우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어둠과 싸우던 중이었다. 그래서 (내가 아닌) 내 영혼이 곡을 쓰는 것 같았고 나를 점령한 채 대필을 하는 느낌이었다. "야 여기 영감(inspiration) 덩어리가 좀 있어" 하는 거 같았다.

'데이지스'는 누가 "꿈이 너무 크다"고 말한다 해도 꿈으로 향하는 길에서 항상 진실할 것을 담은 노래다. 내 인생에서도 안 된다고만 하던 사람들, 부정적인 의견들, 비웃고 어이없다는 듯 보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 노래를 시작했던 아홉 살 때 내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공연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할 거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래, 꼬맹이야. 귀엽구나"라고 말했다. 근데 그런 일은 사람들에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자신이 좇는 꿈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이티 페리
케이티 페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당신이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 (원동력이) 늘 있었던 건 아니다. 며칠, 아니 몇 주씩 침대에 누워있기만 할 때도 있었다. '당신을 죽이지 않는 것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라는 말 들어봤나? 결국에는 강하게 만들겠지만, 그 힘을 얻게 되기까지 가끔은 고통받기도 한다.

--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회복, 인내, 고집 등을 다룬 건가.

▲ 고집, 맞다. 정확하다.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이) 인생의 힘들었던 시절에서 꺼내온 기록의 스냅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힘들고 어려웠던 걸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뒤바꿔놓은 거다. 2년 전만 해도 난 내가 살아있을지조차 몰랐다.

난 돈도 있고, 집도 있고, 멋진 연인이 있지만, 여전히 화나고 슬프고 우울하다. 당신이 누구든 마찬가지다. 억만장자든, 대통령이든, 비욘세이든. 우울과 불안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내가 이런 얘길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말하길 두려워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가길 바란다.

-- 다음 앨범인 정규 5집에 관해 소개 부탁한다.

▲ 많은 곡이 수록됐다. 작년에 각각의 단품 요리처럼 따로 노는 듯한 노래를 여러 곡 발매했는데, 그 곡들이 전부 앨범에 수록되지는 않을 거다. 새로운 정보와 내용이 많다. 어떤 면에서는 3집 '프리즘'(Prism) 같은 앨범인 것 같다. 75%는 프리즘, 25%는 2집 '틴에이지 드림'이라고 할 수 있다.

-- 곧 남편이 될 올랜도 블룸은 당신에게 음악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나.

▲ 그는 내 뮤즈다. 진실만 말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연인이기도 하다. 올랜도는 사탕발림은 하지 않는다. 늘 내가 최고 상태일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데, 가끔 짜증이 나긴 한다(웃음). 마찰도 있지만, 그 마찰을 통해서 아름다운 무언가가 나온다. 이번 앨범의 곡 중에 그런 이야기를 다룬 노래들이 있다.

우린 한동안 헤어졌던 적이 있다. 모든 게 일 중심으로만 돌아가던 때라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정말 힘들었다. (지금까지의 시간은) 우리 두 사람에게 여정이었다. 우린 서로 안주하도록 두지 않는다. 늘 더 진화하고자 자극을 준다. 올랜도는 많은 면에서 진짜 부처님 같다.

케이티 페리
케이티 페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팝 아티스트로서, 엔터테이너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 다양한 메시지를 담는 좋은 그릇과 빛이 되는 것일 것 같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많은 노래를 통해 많은 빛을 남기고 가는 것과 이 노래들이 저보다 더 오래 기억되는 거다. 그냥 더 밝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고 싶다.

--곧 태어날 딸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주고 싶나.

▲ 내가 교육받아온 것과는 다른 삶을 주고 싶다. 내가 어렸을 때 원했던 삶을 선물하는 것이 기대되고 설렌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에게 좀 과하게 옷을 입히기는 한다(웃음). 딸이 꾸미는 걸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미 몇 벌 걸어놓고 준비해뒀다.

-- 이제 한국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인터뷰 초반에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는데, 2년 전 내한 공연 때 첫인상이 어땠나.

▲ 코리안 비비큐 같은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한국 문화와 팬들도 너무 좋다. 서울 사람들, 젊은 사람들이 음악을 정말 좋아하더라. 서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코로나19가 종식하면 내년에라도 꼭 갈 수 있으면 좋겠다.

-- 방탄소년단(BTS) 등이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주요 상을 타기도 했다. 미국 팝스타로서 최근 미국 팝 시장에서 불고 있는 K팝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K팝은 정말 중독성 있다. 귀에 계속 맴돈다. 사람들이 왜 계속 듣고 싶어 하는지 알겠더라. 다른 문화가 들어와 (미국에) 안착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놀랍다고 생각했다. 나는 우리가 모두 맞물려 가고, 하나의 세계가 되는 걸 좋게 보고 있다. 서로 섞이고 빛이 되는 거다.

개성 강한 문화와 본인의 생각이 확고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K팝의 유행을 환영한다. 바로 지금이 음악계에 있어 흥미로운 시기인 것 같다. K팝이 그에 일조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영상 기사 [영상인터뷰] 케이티 페리
[영상인터뷰] 케이티 페리

케이티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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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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