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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QR코드를 여기 대시면…" 나이트클럽 입구 진풍경

송고시간2020-06-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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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시범 운영…입장객도 종업원도 '아직은 어색'

"전처럼 명부 쓰겠다는 사람도 있어…빠른 정착 위해 잘 유도할 필요"

나이트클럽 'QR코드 입장 시스템'
나이트클럽 'QR코드 입장 시스템'

[촬영 이재림 기자]

(대전·서울=연합뉴스) 이재림 윤우성 기자 = "포털 사이트에 로그인하셔서 QR코드를 생성하신 다음에 여기에 대시면…아니 이쪽에 비춰주시면 돼요."

화려한 네온사인 조명이 도로를 감싸고 있던 2일 저녁 대전 중구 한 나이트클럽을 찾은 젊은이들은 안쪽에서 '쿵쿵' 소리를 내며 유혹하는 업소 입구에서 발길을 잠깐 멈췄다.

무대로 향하는 20칸 남짓한 오르막 계단 바로 앞 테이블에는 하얀 통에 담긴 손 소독제와 함께 검은색 체온 측정기 1개, 랩톱 PC 1개, 태블릿 PC 2개가 놓여 있었다.

스트레스를 풀러 온 이들은 태블릿PC 카메라에 QR(Quick Response) 코드를 띄운 스마트폰 화면을 가져다 댄 뒤 '삑'하는 인증 성공 알림을 듣고서야 비로소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이 클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시설이다.

나이트클럽 입구에 마련된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나이트클럽 입구에 마련된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촬영 이재림 기자]

전날 장비 설치 후 이날 본격적으로 QR코드 시스템을 돌렸는데, 입장객과 종업원은 대체로 필요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직은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종업원은 "방법을 설명하고 인증을 받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라며 "거부감 때문인지 예전처럼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겠다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직접 자신의 인적사항을 손으로 적는 이들에 대해서는 종업원이 신분증을 검사하고 전화번호 진위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다만 이곳은 코로나19에 더해 평일이라는 '비수기' 상황 때문인지 예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땀이 나는지 이따금 마스크를 고쳐 쓰던 인근 식당 주인(74)은 "코로나19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QR코드 시스템을) 백번 찬성한다"며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겠지만, 서로 조심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래방에서도 QR코드
노래방에서도 QR코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일 서울 한 노래방에서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설 출입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 인천, 대전 3개 지역의 주요 교회, 영화관, 노래방, 음식점 등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2020.6.2 xyz@yna.co.kr

서울지역 시범 운영 업소인 영등포구의 노래방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3년간 이곳에서 노래방을 운영한 안모(69)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월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시범운영 업소가 되면 매출이 조금이라도 오르지 않을까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시스템의 빠른 정착 여부에 대해선 조금은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직장인들이 회식 후 술 마시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잘 응해줄지 걱정"이라며 "QR코드를 쓰지 않으면 명부에 적힌 주소와 신분증 주소를 대조하고 전화를 일일이 걸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만큼 잘 유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는 7일까지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시설은 서울·인천·대전지역 17곳이다. 대전 12곳, 서울 4곳, 인천 1곳이다.

업종별로는 노래연습장 4곳, 유흥주점·단란주점 각 3곳 등 감염 우려가 큰 '고위험시설' 10곳과 종교시설·도서관·일반음식점 각 2곳, 병원 1곳 등이다.

전국 고위험 시설은 10일부터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walden@yna.co.kr yoondomina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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