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3학년·생소한 1학년…코로나19 이후 첫 고교 전체 등교
송고시간2020-06-03 10:10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애들아, 우리 좀 떨어지자."
고등학교 1학년을 포함한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광주 서구 전남고등학교는 오랜만에 학생들로 북적였다.
1학년 새내기가 첫 등교를 하면서 학교는 비로소 '완전체'가 된 듯 생기가 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둔 건물 입구 앞은 긴 줄이 늘어섰다.
선생님들이 한 줄 서기와 거리 두기를 지도하고 있었지만, 학생들이 몰려드는 순간순간을 모두 통제할 수는 없었다.
그러자 한 학생은 양팔을 벌리며 친구들에게 거리 두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거리 두기가 중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1학년 조준완 학생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양옆의 친구들에게 거리 두기를 하자고 얘기했던 것"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거리 두기는 중요한 것 같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달 21일부터 등교를 시작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매일 학교 앞에서 이뤄진 손 소독과 발열 체크가 익숙했다.
교사의 지도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손 소독을 하고 열화상 카메라 앞에 앞머리를 들고 서서 발열 체크를 받았다.
3학년 김현우 학생은 "매일 손 소독과 발열 체크를 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코로나19 보다 며칠 남지 않은 중간고사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첫 등교를 한 1학년 학생들에겐 코로나19 예방 조치도 생소했다.
한 학생은 손 소독을 하지 않고 들어가려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되돌아오거나 발열 체크 장소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전교생이 처음으로 모이는 탓에 잔뜩 긴장했던 교사들도 이러한 신입생들의 풋풋한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한 교사는 "아무래도 신입생들이 오니 학교가 가득 차고 활기 넘치는 것 같다"며 "전교생이 등교를 시작한 만큼 더욱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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