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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조정래 감독 "서편제가 인생을 바꿨죠"

송고시간2020-06-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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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를 표방한 '소리꾼'은 우리 소리에 대한 조정래 감독의 오랜 열정이 결실을 본 작품이다.

조정래 감독은 3일 열린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1993년에 본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 '서편제'가 내 인생을 바꿨다"며 "이후 소리를 알게 되고 운명처럼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북을 치는 조정래 감독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북을 치는 조정래 감독

[리틀빅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소리꾼'은 착취와 수탈로 어수선한 영조 10년,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의 이야기다.

조 감독은 '서편제'와 어떤 차별성을 두었느냐는 질문에 "'서편제'는 여전히 너무 사랑하는 작품이기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다만 "연희가 가능한 배우를 모셨고,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했다. 박승원 음악 감독이 국악이나 판소리에 매몰되지 않고 서양의 선율까지 섞어 좋은 음악을 만들어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 시절부터 국악 동아리에서 활동한 조 감독은 정통 판소리 고법(鼓法) 이수자이기도 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전작 '귀향'도 판소리 고수(鼓手)로 봉사 활동을 다니며 만난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시작됐다.

영화에서 고수 역을 맡은 박철민은 "감독님이 북 치는 걸 너무 좋아하시고 잘하셔서 리딩 때고, 촬영 때고 항상 시범을 보이셨다"며 "제가 주눅이 들어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소리꾼' 배우와 감독
'소리꾼' 배우와 감독

[리틀빅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께 한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국악 명창 이봉근은 "첫 촬영 때 너무 무서웠는데 스태프들이 제가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다"며 "그 뒤부터는 아주 편해졌고, 없을 때는 보고 싶고 현장이 그리워졌다"고 말했다.

박철민은 이봉근의 활약에 대해 "우리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 생각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소리꾼의 아내 간난 역을 맡은 이유리 역시 "판소리 영화는 처음인데 부끄럽지만, 많이 모르고 시작했다"며 "우리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원조 아이돌 그룹 신화 멤버인 김동완은 능청스러운 몰락 양반 역으로 함께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나의 길은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노래 장르를 바꾸고 싶다고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는 7월 1일 개봉할 예정이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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