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험에 운동장 집결 없이 영상으로 입학식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지난 3일 기대와 우려 속에 전체 학교의 등교 개학을 시작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두 달 만에 맞은 늦은 개학을 반가워하면서도 방역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4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에 따르면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에서는 전날 개학식을 TV 영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취했던 방학 연장 조치는 일단 해제했지만, 학생 간 접촉은 최소화하기 위해 운동장 집결 형식을 피했다.
남한의 초등학교 격인 이곳에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신입생들은 등굣길은 물론 교실 안에서도 알록달록한 마스크를 착용했다.
고학년 어린이들 역시 수업 시간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일부 교사들은 마스크를 쓴 채 강의하기도 했다.
메아리는 "6월 3일 우리 공화국의 모든 소학교, 초, 고급중학교들에서 새학년도 개학이 진행되었다"며 "오늘의 학교 개학식은 학급별로 영상회의체계 '락원' 내부망을 통해 류다르게 진행되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남한 학교들이 평소 2개씩 나란히 배치했던 책상을 한 개씩 띄어 배치하는 것과 달리 북한 학생들은 여전히 밀집해 앉은 모습이었다.
앞서 개강한 대학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을 철저히 막자-방역사업에서 순간도 긴장성을 늦추지 않고' 제목의 기사에서 함경북도 청진시의 청진의학대학 사례를 전했다.
의료진이 주축인 이 대학은 학부, 강좌, 부서마다 소독수 제조기를 갖춰놓고 자체로 소독수를 생산한다.
물이 흐르는 곳곳에 소독체계를 설치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더욱 철저히 소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 당국은 어느 때보다 방역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황해남도 사리원시 신양초급중학교는 교내 상식소개판에 학생들이 지켜야 할 방역 규범을 게시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도 우려해 학생들에게 병들거나 죽은 조류를 발견하면 즉시 관련 기관에 알리도록 가르친다.
강원도 원산시 명석소학교는 교실마다 소독수 분무기를 구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칫 방역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신문은 "아직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여 방심하거나 마음의 탕개(긴장)를 늦추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매년 4월 1일에 새 학기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2개월간 학교를 열지 못했다.
지난 4월 20일 전후로 대학과 고급중학교 졸업 학년(남한의 고3)만 먼저 등교를 시작했는데, 등교 시간마다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비접촉 체온계로 학생들의 체온을 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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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6/04 08: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