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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뉴스] 제주는 지금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중'

송고시간2020-06-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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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여일 수거량만 4천t 훌쩍 넘어…해녀·상인·해병까지 총출동

(제주=연합뉴스) 제주 해안 곳곳의 갯바위와 항포구, 모래밭이 밀려드는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으로 두달째 몸살을 앓고 있다.

괭생이모자반 수거하는 해병대원들
괭생이모자반 수거하는 해병대원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4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해안에서 해병대 9여단 병사들이 괭생이모자반을 치우고 있다. 2020.6.4 jihopark@yna.co.kr

날씨가 더워지면서 괭생이모자반의 부패도 빨라져 악취와 해충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지난달 13일부터 최근까지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의 양만 4천t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으로 가히 환경재앙이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을 상황이다.

중장비 동원 괭생이모자반 수거
중장비 동원 괭생이모자반 수거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4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해안에서 주민들이 괭생이모자반을 치우고 있다. 2020.6.4 jihopark@yna.co.kr

제주도는 2016년 2천441t, 2018년 2천150t, 지난해 860t의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했는데, 이 추세라면 도는 올해 예년에 비해 많게는 4배 이상까지 수거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 외해와 동중국해, 제주도 남쪽 외해에서 괭생이모자반이 대규모로 분포한 것을 확인해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는 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해안 침공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해안 침공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 괭생이모자반이 긴 띠를 이뤄 떠다니고 있다. 2020.6.1 jihopark@yna.co.kr

지난 1일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선 최소 5㎞ 이상의 괭생이모자반 띠가 발견됐고, 최근 지름이 50m인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까지도 관찰됐다.

도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하루 420여명의 인력과 어선 및 장비를 동원해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현재까지 괭생이모자반 수거에 예산 4억원 이상이 들었다.

괭생이모자반 수거하는 해병대원들
괭생이모자반 수거하는 해병대원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4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해안에서 해병대 9여단 병사들이 괭생이모자반을 치우고 있다. 2020.6.4 jihopark@yna.co.kr

제주도는 지난달 15일 행정시,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공단 제주지사,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 제주어선안전조업국 등 12개 유관기관과 함께 괭생이모자반 관련 대책회의를 하고 본격적인 예찰과 수거에 나선 상황이다.

구엄포구 점령한 괭생이모자반
구엄포구 점령한 괭생이모자반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6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구엄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잔뜩 밀려와 있다. 2020.5.26 jihopark@yna.co.kr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가 예찰을 맡았고, 해양환경공단과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운영 중인 선박이 해상에서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행정시에서는 공공근로인력과 청정제주바다지킴이를 투입해 해안을 정화하고,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을 퇴비용으로 농가에 무료 보급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침공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침공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8일 오후 제주시 도두동 해안가에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와 쌓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 2020.5.18 jihopark@yna.co.kr

제주운항관리센터와 제주어선안전조업국은 어선 피해를 막기 위해 괭생이모자반 출현 시각과 지점을 어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기관들의 공조 노력에도 끝없이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을 다 수거하는데는 역부족이다. 해안가 지역의 마을 자생단체와 해녀들을 중심으로 한 어촌계 뿐만 아니라 해병대 등 군장병과 상인들까지 괭생이모자반 수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침공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침공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8일 오후 제주시 도두동 해안가에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와 쌓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 2020.5.18 jihopark@yna.co.kr

대규모 띠 형태로 이동하는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는 선박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또 양식장 그물 등에 달라붙어 시설물 파손과 유실 등 피해로도 이어지며 해녀들의 물질 조업에도 지장을 준다. 갯바위 등에 끼여 부패한 괭생이모자반은 극심한 악취를 만들어 관광산업에도 큰 피해를 야기한다.

갈조류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은 동아시아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며, 파도 등에 의해 암반에서 떨어져도 그 가지에 수많은 공기주머니인 기낭이 있어 해류를 따라 서식지로부터 수백㎞까지 이동한다.

'골칫거리' 괭생이모자반
'골칫거리' 괭생이모자반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에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와 썩어가고 있다. 2020.6.3 jihopark@yna.co.kr

국립수산과학원은 중국 전체 연안에서 자라는 괭생이모자반이 바람과 해류를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2011년께부터 바다숲 조성을 위해 동부 해안에서 괭생이모자반을 대량 양식하고 있기도 하다. 괭생이모자반이 집중적으로 해안에 밀려오는 시기는 대개 6월 말까지다. (글·사진 = 박지호 기자)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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