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사는 달랑게 3년간 관찰…집게로 내는 소리 첫 확인

김은경 기자 기자 페이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신안 우이도 해변에서 달랑게의 생태연구를 진행하고 먹이활동, 굴 파기, 춤추기, 땅 다지기 등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고 7일 밝혔다.

공단은 이 과정에서 달랑게가 집게로 만드는 마찰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십각목 달랑게과에 속하는 달랑게는 시력이 좋고 위협을 느끼면 굴속으로 빠르게 사라져 '유령게'라고도 불린다.

모래 해변 상부에 서식하는 달랑게는 최근 연안 개발로 인해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어 보호 필요성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달랑게의 집단 서식지 앞에 카메라를 설치해 달랑게의 행동을 지속해서 관찰했다. 달랑게의 춤 추기와 땅 다지기가 일종의 과시 행동으로, 불특정 암컷을 향한 구애 행동이라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아울러 달랑게가 집게다리의 마찰판과 마찰기를 이용해 마찰음을 만드는 소리를 국내 최초로 확보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비슷한 달랑게의 소리는 교미 시기인 5∼6월에 들린다. 연구진은 소리를 내는 것이 불특정 암컷을 향한 구애 행동이거나 굴 안팎의 다른 개체에 과시 또는 경고 행위일 것으로 추정했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확보하고, 그 소리가 갖는 생태학적 의미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ookmani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6/07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