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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조적 재정수지 0.9% 흑자…악화속도는 OECD 2위

송고시간2020-06-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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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보다 재정건전성 수준 양호…악화속도 관리해야"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경기 상황에 따른 변화를 빼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나라살림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재정수지'가 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나빠지고 있어, 건전성을 관리하지 않을 경우 재정이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7일 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는 잠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86% 흑자로 추정된다.

구조적 재정수지란 일반정부 재정수지에서 경기 변동에 따른 정부 수입·지출 변화를 제거한 지표다. 불경기에는 세수가 줄고 실업수당 지출은 늘어 통합재정수지 등 나라살림 지표가 나빠지는데, 구조적 재정수지는 이런 변화를 빼고 봤을 때도 재정이 흑자인지 적자인지를 보여준다. 정부 재정정책 기조를 큰 틀에서 보기 위한 보조적인 지표로 일회성 복지지출도 제외해 산출된다.

올해 이 지표가 플러스라는 것은 세입·세출 구조만 놓고 보면 정부가 소폭 흑자를 내는 수준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는 2007년 2.35% 흑자에서 2008년 0.84% 흑자로 줄어든 다음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크게 늘린 2009년에는 0.57% 적자를 냈다. 2010년에는 0.12% 흑자로 올라선 후 정부의 재정 건전성 관리 덕에 2018년에는 흑자가 3.37%까지 상승했다.

2019년에는 2.14% 흑자로 낮아지더니 올해에는 작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한 0.86% 흑자를 나타냈다.

구조적 재정수지 수준 자체는 해외 기축통화국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법인세는 깎아주고 건강·의료 분야 정부지출을 늘린 미국은 이 지표가 6.54% 적자다. 일본도 3.44% 적자다. 독일은 잠재 GDP 대비 0.36% 흑자로 선진국 중에서는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는 한 해 전보다 1.28%포인트 나빠졌는데 이보다 더 빠르게 악화한 곳은 그리스(2.21%포인트)뿐이다.

그리스는 2009년 구조적 재정수지가 17.47%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나랏돈을 방만하게 썼다.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해 2016년 구조적 재정수지를 잠재 GDP 대비 7.36% 흑자로 끌어올리는 등 긴축재정을 했다. 최근에는 고삐를 조금씩 풀었으나 여전히 잠재 GDP의 4%에 달하는 돈을 정부가 곳간에 남겨놓을 정도로 긴축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단기적으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재정이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구조로 정부 재정이 짜이면 호경기에도 재정 흑자를 많이 낼 수가 없고 불경기에는 더 큰 적자에 빠지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고 기축통화국도 아닌 만큼 재정위기 가능성도 커진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가 나빠졌다는 것은 정부가 기초연금 등 재량적인 지출을 늘렸다는 의미"라며 "외국보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것은 사실이나 지표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구조적 재정수지 0.9% 흑자…악화속도는 OECD 2위 - 2

[표] OECD 회원국 구조적 재정수지 (단위 : %)

2019년 2020년 2021년
호주 1.17 1.3 1.31
오스트리아 0.26 0.54 0.61
벨기에 -1.89 -2.14 -1.98
캐나다 0.22 0.21 0.23
체코 0.09 0.01 -0.01
덴마크 1.28 0.33 0.14
에스토니아 -0.98 -0.57 -0.46
핀란드 -0.7 -1.16 -1.23
프랑스 -1.91 -1.96 -1.76
독일 0.7 0.36 0.04
그리스 5.98 3.77 3.59
헝가리 -3.4 -3.19 -2.78
아이슬란드 -1.25 -0.88 -1.32
아일랜드 -0.7 -0.44 -0.24
이스라엘 -4.24 -3.9 -3.7
이탈리아 -1.05 -1.33 -1.39
일본 -3.77 -3.44 -3.02
한국 2.14 0.86 0.69
라트비아 0.75 0.89 1.01
리투아니아 -0.49 -0.26 -0.05
룩셈부르크 2.98 2.96 3.03
네덜란드 1.28 0.27 0.28
뉴질랜드 0.87 0.87 1.47
노르웨이 -0.15 0.03 0.08
폴란드 -2.31 -2.97 -2.67
포르투갈 0.84 0.88 0.93
슬로바키아 -1.25 -1.17 -1.12
슬로베니아 1.06 0.55 0.21
스페인 -1.6 -1.57 -1.47
스웨덴 0.1 0.32 0.6
스위스 1.12 0.89 0.82
영국 -2.2 -2.54 -2.54
미국 -6.65 -6.54 -6.48

※ 자료 : OECD Statistics

Indicator:General government structural balance as a percentage of potential GDP (https://stats.oecd.org/Index.aspx?QueryId=82342#)

[표]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 (단위 : %)

2007 2.35
2008 0.84
2009 -0.57
2010 0.12
2011 0.85
2012 1.16
2013 1.12
2014 1.45
2015 1.58
2016 2.58
2017 3.09
2018 3.37
2019 2.14
2020 0.86
2021 0.69

※ 자료 : OECD Statistics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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