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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엎드리고 달래고"…이용자 반발에 대처하는 게임사의 자세

송고시간2020-06-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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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피파온라인4' 이용자 소통 강화 추진…불매운동 시작일 조형물 '눈길'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에선 운영진 부정게임 의혹…조사 결과 '진성 게이머'

[넥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게임, 특히 온라인 게임은 여러 이용자와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작은 사회에 가깝다. 다른 형태의 놀이나 창작물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런 특성은 현실 세계에서처럼 종종 갈등과 반목을 빚어낸다.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 이용자들이 운영진에 불만을 품고 집단 반발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그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넥슨에 따르면 PC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4' 운영진은 전날 유튜브를 통해 게임 운영 및 소통 방식 개선 등 내용을 담은 '빌드업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근원은 두 달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월 20일 '피파온라인4' 이용자들이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나친 현금 구매 유도와 게임 운영 미숙 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오다가 한순간에 폭발한 것이다.

넥슨은 이에 긴급 수정과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등 사후 대응에 나섰지만, 집단 반발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이에 종합적으로 나온 대책인 이번 '빌드업 프로젝트'에는 그동안 지적받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운영진인 박정무 PD가 이용자들과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정무네 민박'을 운영하는 등 소통 강화 계획을 담았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불매 운동이 불거진 '20.04.20'이라는 날짜와 함께 이용자들이 반발 표시로 게시판에 도배한 '사람이 드러누운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만든 조형물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용자들과 신뢰를 쌓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조형물"이라며 "사무실 잘 보이는 곳에 놔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그간 넥슨의 행태를 질타하면서도 나름 유쾌한 방식의 대응에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 듯 "진짜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댓글을 많이 달았다.

검은사막 모바일 운영진. 왼쪽 두 번째가 남창기 PD
검은사막 모바일 운영진. 왼쪽 두 번째가 남창기 PD

[펄어비스 제공]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펄어비스의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의 주요 개발진 중 한 명인 남창기 PD는 게임 내에서 다른 이용자를 조롱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남 PD는 이 사건으로 직위 해제돼 현재 근신 중이다.

이용자들은 남 PD의 언행을 질타하면서도 한편으로 그가 운영진 권한으로 이른바 '슈퍼 계정'을 만들어 장난을 친 게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단 펄어비스의 자체 조사 결과 남 PD의 부정 사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과몰입 게이머'에 가까웠다.

그는 '검은 사막 모바일'에 3천326회에 걸쳐 매달 월급의 50~70%를 사용했고, 매일 21시간씩 플레이했다. 직책을 잊고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한 것이 이번 사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남 PD는 사건 이후 자필 사과문에서 "게임 개발을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서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유저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며 사죄했다.

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의혹의 눈초리도 없지 않지만, '알고 보니 남 PD가 진성 게이머였다'며 자세를 고쳐 앉은 이용자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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