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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로 포장된 자기혐오 극복기…영화 '엔딩스 비기닝스'

송고시간2020-06-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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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스 비기닝스'
'엔딩스 비기닝스'

[스마일이엔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는 로맨스로 포장됐다. 그러나 뜯어보면, 한 여성이 자기혐오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다프네(쉐일린 우들리 분)는 실연과 동시에 일까지 그만두고 언니 집에 얹혀살기 시작한다. 실연과 실직의 후폭풍으로 연애도 음주도 하지 않기로 결심한 다프네는 언니의 파티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남자 잭(제이미 도넌)과 프랭크(세바스찬 스탠)를 만난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두 남자와 '썸'을 탄 것도 잠시, 알고 보니 두 사람이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프네는 둘과의 관계를 청산하려 한다. 다정한 잭은 다프네와 계속 만나고 싶어하고, 다프네 역시 잭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얻는다.

그러나 잭이 출장을 간 사이 프랭크의 매력에 끌린 다프네는 그와 짧은 여행을 떠난다. 두 남자를 오가던 다프네의 행동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엔딩스 비기닝스'
'엔딩스 비기닝스'

[스마일이엔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두 가지 색 리얼 현실 로맨스'로 홍보됐지만 로맨스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대신 다프네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더 집중했다. 끝없는 자기혐오에 빠져있는 다프네는 두 남자가 주는 애정을 갈구하지만, 그들의 애정으로는 자존감의 독을 채울 수 없다. 자기혐오 상태에서 시작한 두 사람과의 관계는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남길 뿐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시작한 두 남자와의 관계는, 다프네의 무책임한 행동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나타나고서야 브레이크가 걸린다.

감각적인 연출과 영상미로도 다프네의 혼란을 표현한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다프네의 옆모습만을 클로즈업해서 잡는다. 다프네의 주변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고 그의 우울한 얼굴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주변을 돌아보기 전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엔딩스 비기닝스'
'엔딩스 비기닝스'

[스마일이엔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조금은 부족한 서사를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다프네를 연기한 쉐일린 우들리의 연기로 보충한다.

'뉴니스'(2017)나 '조'(2018) 등에서도 보여줬던 빛과 색감을 활용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이 이번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세 남녀가 '썸'을 탈때 보내는 문자 메시지가 화면에 글자로 그대로 표현되며 요즘 젊은이들의 연애 스타일을 스크린에 표현해냈다.

국내에서는 '안녕 헤이즐'(2014)로 얼굴을 알린 쉐일린 우들리는 다양한 감정을 겪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다프네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그레이로 잘 알려진 제이미 도넌과 '어벤져스' 시리즈의 버키 반즈인 세바스찬 스탠 역시 잭과 프랭크를 만나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한다.

'엔딩스 비기닝스'
'엔딩스 비기닝스'

[스마일이엔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를 로맨스로 생각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엔딩스 비기닝스'라는 제목이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끝내고 새로운 두 남자와 만들어가는 설레는 미래라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목은 다프네가 과거의 트라우마와 자기혐오에서 벗어나(엔딩)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비기닝)다는 뜻에 가깝다.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로 화제가 됐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한국과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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