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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확대경] 해외파 가세에 KLPGA 판도 '흔들'…'메기 효과 기대'

송고시간2020-06-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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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인사를 나누는 유소연(왼쪽)과 김효주.
팔꿈치 인사를 나누는 유소연(왼쪽)과 김효주.

[인천=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러다 상금왕 하겠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버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김효주(25)가 요즘 듣는 말이다.

김효주는 22일 현재 KLPGA투어 상금랭킹 1위(3억2천454만원)에 올라 있다.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상금랭킹에 반영되지 않는 E1 채리티 오픈에서 받은 5천262만원을 포함하면 4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챙겼다.

성적은 발군이다. 4차례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한 번씩, 그리고 4위 한번 등 초강세다.

평균 타수 1위(68.4167타)에 대상 포인트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KLPGA투어 판도가 김효주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가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유소연(30)은 한차례 대회밖에 나서지 않아 공식 상금랭킹에는 빠졌지만 상금랭킹 3위 박현경(20)보다 더 많은 2억5천만원의 상금을 쌓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자 국내에서만 뛰고 있는 배선우(26)는 상금랭킹 9위(1억3천336만원)를 달린다.

이정은(24)과 김세영(27)도 상금 17위(6천488만원), 18위(6천197만원)에 이름을 올려놓고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세영도 초청 선수로 나간 탓에 롯데 칸타타여자오픈 준우승 상금 9천200만원이 상금랭킹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여자오픈에서 6위를 차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도 3천464만원의 상금을 탔다.

주목할 점은 이런 해외파의 국내 활동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는 사실이다.

LPGA투어가 다음 달 재개한다지만 당장 미국으로 건너갈 선수는 많지 않다.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개최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아 향후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일본에서 뛰는 선수 역시 상당수는 당분간 국내에 머물면서 국내 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PGA투어가 다시 문을 연다 해도 가을 아시안 스윙 시리즈가 코로나19 사태로 불발된다면 LPGA투어 정상급 선수들은 또다시 KLPGA투어 무대로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아예 이번 시즌을 내년 시즌과 합쳐버린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배선우, 이보미(32), 이민영(28) 등은 국내 대회 출전이 더 잦아질 게 틀림없다.

실력이 뛰어난 해외파 선수들이 상금을 가져갈수록 국내 선수들의 몫이 줄어든다.

LPGA투어가 재개되면 당분간 미국에서 뛰게 될 김효주가 KL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시즌 말까지 지키는 건 사실상 어렵지만, 상금왕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상금왕 2연패를 노리는 최혜진(21)이나 생애 첫 상금왕을 노리는 이소영(23), 오지현(24), 이다연(23), 그리고 박현경(20)과 임희정(20), 조아연(20)이 벌이는 '차세대 여왕' 경쟁에도 커다란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상금왕 경쟁과 큰 상관이 없는 중하위권 선수들도 바짝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대회가 적어진 데다 해외파 선수들의 득세로 상금 수입이 줄어들 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판도 변화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이번 시즌 KLPGA투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됐다.

정체된 생태계에 메기같은 강력한 포식자가 나타나면 개체들이 더 활력을 띄게 되는 이른바 '메기 효과'도 기대된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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