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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확대경] "LPGA 선수들은 역시 달라"

송고시간2020-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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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질 기술 샷 구사에 경기 운영능력 '한 수 위'

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 우승 축하를 받는 유소연.
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 우승 축하를 받는 유소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 2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유소연(30)이 우승했다.

1타차 준우승도 역시 LPGA투어가 주 무대인 김효주(25)에게 돌아갔다.

둘은 최종 라운드에서 마치 매치 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흥미진진한 승부를 펼친 끝에 1타차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앞서 7일 끝난 KLPGA투어 롯데 칸타타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도 LPGA투어 선수끼리 연장전을 벌였다.

김효주가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김세영(27)을 제쳤다.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 사이에 열린 S-OIL 챔피언십이 악천후 때문에 18홀 경기로 끝나 공식 대회 인정을 받지 못했으니 KLPGA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LPGA투어 선수끼리 우승 경쟁을 펼친 것이다.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는 이정은(25)이 공동 8위에 올라 LPGA투어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여자오픈 때는 공동 4위 김세영(27), 6위 고진영(25), 공동 9위 이정은 등 5명이나 톱10에 포진했다.

LPGA투어 선수들이 국내 그린을 점령한 셈이다.

그렇다면 LPGA투어 선수들의 경기력이 국내 선수보다 앞선다는 뜻일까.

전문가들은 "실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유소연은 드로우, 페이드 등 상황에 따라 다른 구질을 잘 구사한다. 김효주도 바람에 따라 탄도를 조절하더라. 이런 다양한 기술 샷은 LPGA투어 선수들이 확실히 국내 선수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그린 주변에서 처리하는 짧은 샷과 벙커샷 등 쇼트게임에서도 LPGA투어 선수의 실력은 감탄스러웠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발군의 장타력이 크게 돋보였지만, 김세영의 쇼트게임 솜씨도 눈에 띄었다고 김 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그린 주변 러프에서 높은 탄도로 볼을 띄워 그린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플롭샷을 그렇게 거침없이 해내는 여자 선수는 많이 보지 못했다"고 칭찬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해설을 하다 올해부터 KLPGA투어 해설에도 뛰어든 나상현 SBS 해설위원은 "LPGA투어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과 기술적인 차이는 아주 크지는 않다"면서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샷을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서 차이가 있더라"고 설명했다.

나 위원은 "골프가 똑바로 앞으로만 치면 되는 경기가 아니다"라면서 "실수를 해도 피해는 최소화하고 파를 지킬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는데, LPGA투어 선수들은 그런 경기 운영에서 한 수 위로 보였다"고 말했다.

김재열 위원도 LPGA투어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은 대체로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이 나오면 위험한데, 유소연은 철저하게 왼쪽으로 출발해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져 많이 구르지 않는 고탄도 페이드샷을 구사했다"면서 "알고 보니 연습장에서도 그 샷만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고진영을 비롯해 LPGA투어에 진출한 선수 여러 명을 지도했던 고덕호 SBS 해설위원은 "요즘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LPGA투어 선수들은 이미 KLPGA투어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도 최정상을 점령한 세계 최고의 실력파"라고 LPGA투어 선수들의 경기력을 평가했다.

특히 유소연은 최종 라운드에서 샷 감각이 썩 좋지 않았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며 선두를 지켜낸 장면에서는 "큰 경기를 많이 겪어본 관록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고 위원은 LPGA투어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쓴 롯데 칸타타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 개최 코스가 서양 잔디에 전략적인 경기 운영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곳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서양 잔디가 아무래도 LPGA투어 선수들에게는 더 익숙하고, 러프를 다루는 방법도 잘 안다.

고 위원은 "두 코스 모두 미국식 스타일 코스라서 LPGA투어 선수들에는 큰 이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열, 나상현 위원도 "난도 높은 코스에서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국내 선수보다 앞선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LPGA투어 정상급 선수가 국내 대회에 이렇게 많이, 자주 출전하게 된 상황을 KLPGA투어의 수준 향상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빠지지 않았다.

나상현 위원은 "한국여자오픈처럼 난도 높은 코스에서, 가능하면 4라운드 대회를 많이 치러야 국내 선수들의 실력이 빠르게 좋아진다"고 권고했다.

김재열 위원도 "전략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과 다양한 기술 샷을 연마할 필요가 없는 코스에서는 실력을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LPGA투어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은 국내 선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이 됐다면서 앞으로 해외 무대 진출을 위한 보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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