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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북미대화 모멘텀 회복은 미 대선 변수에 얽매이지 말고 추진돼야

송고시간2020-07-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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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필요성과 중재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열린 유럽연합(EU)과의 화상 정상회담 발언을 통해서다. 요지는 "미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 북미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도록 한국은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생각은 미국 측에 전달됐고 미국 측도 공감하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미국 대선을 앞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해 성사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잇따라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춰 보는 등 회의적인 시각이 많고 그리 보는 게 상식적일 것이다. 하지만 '예측 불가'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재선에 도움이 될 외교적 성과가 절실할 때 하나의 카드로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는 북미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톱다운' 해결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소통과 대화 단절 상황에서 북미 대화 진전 없이는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북미 대화 교착 분위기를 환기하고 새 동력을 모색하는 노력으로도 의미가 있다. 북미는 지난해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톱다운 접근보다는 실무협상 재개와 상황관리에 무게를 뒀지만, 성과는 없었다. 다시 톱다운 접근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러 제약 요소 탓에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잘 안 보이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북미 협상이 진전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지를 피력했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재선에 이용하려고 한다 해도 부정적인 결과에 그치면 오히려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소다.

지난 2번에 걸친 회담 때처럼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진다면 환영할 일이다. 설령 그것이 대선용 '쇼'라는 의심이 들더라도 아무 일이 없는 것보단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가능성이 작은 정상회담만 마냥 바라볼 수는 없다.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고, 남북 관계 개선의 길은 여전히 멀다. 그렇다면 꼭 톱다운 방식이 아니더라도 북미가 실무회담이든 뭐든 대화 모멘텀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필요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내주 방한을 추진하는 비건 부장관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비건 부장관이 한국의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일본 신문이 보도할 정도다. 어떤 식으로든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계기가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북미-남북 관계의 선순환이 없이는 실타래처럼 꼬인 한반도 문제를 궁극적으로 풀기는 어렵다. 유엔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에 부닥친 북한에도 탈출구가 절실하다. 대선을 앞두고 대북 상황 관리가 필요한 트럼프 행정부에도 북미 대화 재개는 피할 이유가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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