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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내 손 안의 운동코치 '피트메디'

송고시간2020-07-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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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註) _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start-up)이 맘 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환경 조성은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엔젤투자협회(회장 고영하)의 추천을 받아 매달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김요섭 피트메디 기업부설연구소장
김요섭 피트메디 기업부설연구소장

맞춤형 운동코치 앱 ‘피트메디’를 개발하고 있는 김요섭 피트메디 기업부설연구소장. [촬영 김영대]

"운동이 최고의 약이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음식과 더불어 운동이 가장 좋은 면역력 증진요법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무슨 운동을 어떤 횟수와 강도로 할지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곳은 드물다. 감량을 권하는 의사도, 몸만들기의 달인 헬스 트레이너도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달라 방법도 가지각색이기 때문이다.

맞춤형 운동코치 앱 '피트메디' 출시를 앞둔 스타트업 피트메디(공동창업자 김요섭, 김운연)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체계적 운동법과 과학적 식단을 제시하는 게 목적으로, 피트메디도 '운동+약'이란 뜻이다.

◇운동량 자동기록… 맞춤 처방하고 BMI 진단

피트메디의 개발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운동의 정량적 분석이다. 예컨대 걷기라면 기존 앱은 단순히 걸음 횟수만 알려주지만, 피트메디는 걷기 강도까지 측정한다. 또 시간대별로 칼로리 소모량, 산소 소비량을 나타내는 METS 등 구체적 운동효과까지 분석한다.

걷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아령이나 역기를 드는 무산소 운동의 효과도 측정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운동기구에 부착해 무게, 횟수, 속도 등을 자동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운동 성취도는 매일 달력 형태로 기록된다.

또 하나는 맞춤형 운동법 처방이다. 자동 축적되는 운동 데이터와 체형, 비만도, 질병, 생활습관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운동법이 추천된다. 간단한 코치는 자동으로, 상세한 처방은 전문가들이 알려준다.

예컨대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는 사무직엔 앉아서 하는 운동을 처방하고, 시간 여유가 조금 있는 직장인이라면 헬스장에서 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근육과 체지방 수준에 맞춰 감당할 수 있는 운동을 권유한다.

스스로 운동계획(루틴)을 짤 수도 있다. 상체, 등, 복근 등 단련하고 싶은 부위를 기준으로 루틴을 만들어도 되고, 숙련자들의 루틴을 참고해도 괜찮다. 자세를 잘 모르겠다면 의사나 트레이너가 직접 시연하는 영상을 보고 따라 하면 된다.

다이어트나 재활치료 목적으로 의사 처방을 받아올 경우엔, 단순히 글자로 된 처방이라도 입력만 하면 적절한 운동법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매일 운동량을 체크하고 지도를 받으면 된다.

몸무게 대비 키 비율로만 비만도를 진단하는 기존의 BMI 지표도 개선할 계획이다. 서구형 체형진단 기준이어서 한국인에겐 맞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동시에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만 해도 비만도를 알려주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김요섭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연구소장은 "최근 의학계에서 운동치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사가 처방하는 '디지털 치료제'란 개념이 각광받는다"며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맞춤형 운동코치 앱 ‘피트메디’
맞춤형 운동코치 앱 ‘피트메디’

피트메디 앱은 운동량과 강도를 자동 측정해 예방의학 차원에서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을 추천한다. [피트메디 제공]

◇치료보다 관리… 예방의학적 접근

피트메디의 지향점은 맞춤형 운동코치를 넘어 '예방의학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아프고 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게 아니라, 평소 관리를 잘해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자는 게 예방의학이다.

예방의학은 본인 노력이 핵심이지만, 의사가 체중이나 활동량 등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운동법과 식단을 처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가 일일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만큼, 피트메디처럼 자동으로 몸 상태 자료를 만들어주는 앱이 필수다.

김 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달로 일대일 주치의 시대가 가까워졌다"며 "피트메디는 의사를 보조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예방의학 확립의 열쇠가 디지털 기술이란 점을 깨달은 병원과 대학, 보험사 등이 피트메디를 주목하고 있다. 피트메디 부설 연구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인근에 사무실을 제공받았고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손해보험협회, 신한금융, 한화생명 등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산학연구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용인대, 군산대와 체성분검사, 운동검사와 연계한 맞춤형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용인세브란스병원과는 비만·대사 증후군 관리를 위한 모바일 헬스케어 연구를 하고 있다.

◇트레이너 자격 갖춘 의대생들 모여 창업

피트메디의 거창한 청사진은 그저 스타트업의 호기로만 여겨지진 않는다. 김운연 대표와 김요섭 소장 모두 트레이너 자격이 있는 연세대 의대생들이다. 의학지식을 갖춘 데다, '운동이 약이다'란 사실을 이론 외에 체험으로도 잘 알고 있는 셈이다.

김 소장은 카이스트에서 학부를 졸업했지만 의대에 다시 진학했다. 운동을 통해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는 과정에서 명확한 길이 안 보여 몇 번이고 느꼈던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의사의 길, 나아가 창업까지 달려왔다.

피트메디 부설 연구소의 멤버들도 운동의 효과를 잘 아는 현직 의사들이 많다. 인천성모병원 오성관 교수는 트레이너와 운동처방사, 서울대 이정실 교수는 줌바댄스 강사 자격을 갖췄다.

김요섭 소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건강상태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을 추천할 것"이라며 "보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운동과 식단 조절로 질병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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