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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안보처 수장은 '깜짝카드'…시진핑 의중 반영"

송고시간2020-07-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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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전문가 인용보도…수장 정옌슝은 광둥성 출신 강경론자

홍콩 국가안보처 수장 정옌슝
홍콩 국가안보처 수장 정옌슝

[신경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안보처(홍콩국가안보수호공서) 수장으로 강경파 인사인 정옌슝(鄭雁雄)을 임명한 것은 '깜짝카드'로 평가되지만 여기에는 중국 지도부의 다양한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왔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날 발표된 정옌슝(鄭雁雄) 홍콩 국가안보처 초대 수장 인선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홍콩 안보정세 분석, 안보전략·정책수립 제안, 국가안보 범죄 처리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국가안보처 수장에는 애초 중국 본토의 법집행기관이나 정보기관 고위직 출신 인사 기용이 점쳐졌다.

하지만 선전업무 경험이 있고 홍콩사무에 익숙한 강경론자를 국가안보처의 '공식적 얼굴'로 희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중에 따라 이번 '깜짝인사'가 이뤄졌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또 홍콩인들이 중국과 홍콩을 구분하는 정체성으로 베이징표준어와 다른 광둥어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광둥성 관리였던 정옌슝이 광둥어에 유창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관련 기구 수장 가운데 광둥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옌슝이 거의 유일하다.

정옌슝은 최근까지 중국공산당 광둥(廣東)성위원회 상무위원회 비서장을 지냈으며, 2011년 광둥성 산웨이(汕尾)시 당서기 재임 당시에는 토지수용 보상을 요구하는 우칸 마을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바 있다.

그는 시위 진압 당시 홍콩매체를 상대한 바 있지만 외국매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내부회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비판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광둥성 선전부 부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베이징(北京)항공항천대학 톈페이룽 교수는 "시 주석이 승진시킨 인물들은 비슷한 이력이 있다. 결정적 순간에 꿈쩍하지 않았다"면서 "정옌슝은 홍콩 매체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보도하든 꿋꿋했고, 지도부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과학원대학 셰마오쑹 교수는 "국가안보처 지도부 구조는 국가안보에 대한 시 주석의 생각을 보여준다"면서 "공안이나 국가안전부뿐만 아니라 선전부, 외교부 출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장은 국가안보처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자리로, 일선에서 홍콩인들과 대화하고 홍콩 기관들과 연락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선전부 관리를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정옌슝이 광둥성 출신인 만큼, 광둥성 정보기관과의 협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우 시우카이 홍콩정부 중앙정책조 수석고문은 "광둥성 출신 인사가 홍콩 상황에 대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광둥성과 홍콩·마카오간 협조가 향후 국가안보 수호의 최우선 순위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정부 산하에 구성된 국가안보수호위원회에는 중앙정부가 고문을 파견해 자문형태로 개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홍콩문제 관련 중국 고위관리인 뤄후이닝(駱惠寧) 홍콩 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주임이 고문을 겸임하게 됐다.

라우 수석고문은 "뤄후이닝이 고문으로서 중앙정부의 입장을 더욱 직접적으로 대변할 것"이라면서 향후 홍콩 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홍콩보안법 시행 사흘째에 주요 인선이 발표된 데 대해 "중앙정부가 이미 홍콩의 국가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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