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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2단계' 지키며 성숙한 결혼식…위기 극복 한마음

송고시간2020-07-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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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 49석 제한해 웨딩홀·식당 출입, 방역 지침 철저히 이행

'거리두기 2단계' 좌석 확 줄인 예식홀
'거리두기 2단계' 좌석 확 줄인 예식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4일 오전 광주 서구 웨딩그룹위더스 광주점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00석 규모의 웨딩홀 좌석을 49석으로 축소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27일부터 확진자가 잇따르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2단계 조치로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모임·행사를 할 수 없다.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하객을 초대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 부분마저 특별한 결혼식의 일부라고 생각하겠습니다."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광주에서의 결혼식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모이는 행사가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마음이 모였다.

미리 결혼식 날짜를 잡아둔 예비 신랑·신부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지인들에게 '결혼식에 참석하지 말아달라'는 연락을 돌려야 했다.

지인들 역시 지난달 27일 이후 8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63명으로 크게 늘고 있는 위기 상황임을 이해하고 예식장 방문 대신 다른 방법으로 주인공들을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결혼식 풍경
코로나19가 바꾼 결혼식 풍경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4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예식장에서 신랑과 친구들이 마스크를 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7.4 iny@yna.co.kr

결혼식장에 초대받은 소수의 가족·친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지침에 따라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예식장 측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직후 다소 혼란스러워했지만, 방역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대응 지침에 최대한 협조했다.

예식장 측은 모든 출입자를 상대로 발열 체크하고 하객 정보를 기록했다.

예식장을 직접 찾아온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이러한 조치를 할 때도 입구는 크게 붐비지 않았다.

50명 이상 한 공간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예식장 측은 100∼200석 규모의 예식홀에 49석의 의자만 배치했다.

신랑 신부 측에 49장의 입장권을 미리 나눠주고 이 입장권을 가진 하객들만 예식홀로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예식장 식당 역시 독립된 공간에 각각 49석의 의자만 남겨둬 하객들이 밀집되지 않도록 했다.

식사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우려해 49석의 의자는 모두 한 방향을 보도록 했다.

이러한 인원수 제한으로 예식장에 방문했다가 식사를 하지 못한 하객을 위해선 답례품이 준비됐다.

문제는 결혼식장을 예약할 때 미리 정한 '최소 보증 인원'으로 예식 비용을 내야 하는데 부득이 지인 초대를 취소한 일부 혼주 측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일부 예식장은 최소 보증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할 경우 그 숫자만큼 유효기간 2년짜리 식사 쿠폰을 제공해 추후 가족 행사 등을 치를 수 있도록 자구책을 내놨다.

예식장 식당도 한 방향 보기
예식장 식당도 한 방향 보기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4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예식장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예식장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자 식사 공간을 49석으로 제한하고 한 방향을 볼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iny@yna.co.kr

결혼식을 앞둔 A(33)씨는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지인들에게 예식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는 연락을 해야 했다"며 "가족들과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 몇 명만 초대해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인생에 한 번뿐인 큰 행사여서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마저도 특별한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도 거리 두기 격상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결혼식장 지도·점검에 나섰지만, 대응 지침을 철저히 따르는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하객 인원 제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음엔 혼란과 반발이 컸다"며 "그러나 상황을 계속 설득하고 소통한 결과 당국의 지침을 잘 따라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간적으로 마스크를 벗거나 사람이 모이는 것까지 일일이 통제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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