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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디지털 중독 위험↑…'언택트' 시대의 초상

송고시간2020-07-0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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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44%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우울·불안할수록 과의존 경향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직장인 김인아(29)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친구들도 거의 만나지 않는 데다 퇴근 후에 하던 수영도 그만뒀기 때문이다.

김씨는 6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거나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연달아 보다 보면 저녁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며 "휴대폰을 끄면 공허하고 무기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디지털 매체 사용 시간이 대폭 늘어난 사람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우울감을 일컫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과의존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중독 위험↑…'언택트' 시대의 초상 - 2

지난달 '중독포럼'이 전국 성인 남녀 1천1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4.3%(조금 늘었다 28.7%·매우 늘었다 15.6%)에 달했다.

이용이 늘어난 스마트폰 콘텐츠(중복응답)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 채팅이 48.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뉴스(47.2%), 쇼핑(34.6%), 사진 ·동영상(29%)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24.4%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고도 답했다.

특히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람일수록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심각한 사람 중 스마트폰 이용이 '매우 늘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1.7%와 25.6%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15.2%·13.2%)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 역시 우울이나 불안이 심한 응답자에게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적지 않은 국민들이 불안이나 우울감을 경험하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디지털 의존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경기연구원의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정도인 45.7%가 코로나19로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스트레스는 5점 만점에 3.7점으로, 메르스 확산 당시(2.5점)나 세월호 참사(3.3점) 때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언택트(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우울·불안감을 강화하고, 그것이 또 디지털 중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 지속가능한 언택트 사회를 위해서는 행위 중독을 예방하고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 활동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감염병으로 인해 일상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정신적 트라우마가 전염병처럼 유행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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