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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미션' 영화음악 거장 모리코네 타계(종합2보)

송고시간2020-07-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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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에 따른 골절 부상으로 치료받던 중 숨져…향년 91세

500편 넘는 사운드트랙 작곡…20세기 영화음악계 최고 거장 꼽혀

한국도 여러 번 방문…"음악에 대한 한국인 열정 인상적" 밝히기도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시네마천국'과 '황야의 무법자', '미션' 등의 주옥같은 영화 음악을 만든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6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모리코네는 며칠 전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로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이날 새벽 숨을 거뒀다.

모리코네 유족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모리코네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명석함과 존엄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장례는 소박한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1k9GDlnrHc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난 모리코네는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언터처블' 등에 삽입된 사운드트랙을 작곡하는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든 거장이다.

공포, 스릴러, 코미디 등 모든 장르의 영화를 넘나들며 세계인들의 귀에 익숙한 아름다운 멜로디를 썼다.

192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재즈 트럼펫 연주자의 아들로 태어난 모리코네는 어릴 때부터 트럼펫과 작곡을 배웠으며, 세계적인 음악학교인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했다.

1961년 영화 '파시스트'의 사운드트랙으로 데뷔한 그는 1960년대 이탈리아산 서부 영화를 일컫는 '스파게티(마카로니) 웨스턴'의 창시자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을 만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지휘자로도 활동한 엔니오 모리코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휘자로도 활동한 엔니오 모리코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레오네 감독의 대표작인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무법자'에 들어간 모리코네의 사운드트랙은 스파게티 웨스턴 음악장르의 효시로 꼽힌다.

이후 1980년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천국 등 20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명작의 영화음악을 만들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영국 아카데미에서 다수 수상했으며, 골든글로브 음악상도 세 차례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과는 다소 늦게 인연을 맺었다. 2016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헤이트풀8'이 그의 첫 수상작이다. 그 이전에 5차례나 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다만, 아카데미는 모리코네가 반세기 넘게 세계 영화음악에 끼친 영향력과 공헌을 인정해 2007년에는 공로상을 수여한 바 있다.

모리코네는 2007년부터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했다. 2011년에는 영화음악가로 데뷔한 지 5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 투어의 첫 공연을 서울에서 했다.

그는 공연 직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환호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탈리아 주요 인사들도 모리코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탁월하고 훌륭한 예술가가 우리를 떠났다. 그는 20세기 후반 50년의 세계 음악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으며, 사운드트랙을 통해 이탈리아의 명성을 세계만방에 떨쳤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주세페 콘테 총리도 트위터에서 "우리는 예술적 천재인 거장 모리코네를 항상 기억할 것"이라며 "그는 세계 영화와 음악사에서 지울 수 없는 명작으로 우리를 꿈꾸게 하고 자극하고 성찰하게 했다"고 썼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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