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스킨스쿠버](하) 과신하는 다이버에게 바다는 관대하지 않다
송고시간2020-07-07 07:30
안전수칙 준수 "2인 1조로 짝 이루고 전문 강사 동행해야"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스킨스쿠버가 사고를 많이 당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다 아래 쌓인 많은 양의 해양 폐기물이다.
폐기물에 장비나 몸이 얽힐 경우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고 만다.
스킨스쿠버가 입수하는 수심은 자격증 레벨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수심 6∼20m 정도를 많이 찾는다.
문제는 해양폐기물이 많이 쌓인 곳과 스킨스쿠버 활동 구역이 겹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부산시가 해양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백사장, 자갈밭 등 육지에 쌓인 쓰레기는 사람이 직접, 바다 한가운데는 선박이 거중기로 수거한다.
수심이 얕은 수중은 사람이 직접 수거하러 들어가지 않고, 배도 접근하지 못하다 보니 쓰레기 수거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부산의 경우 강원도 남부지역에서 시작한 낙동강이 바다로 흘러오는 동안 많은 양의 쓰레기가 함께 내려와 바다에 쌓이는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낙동강 때문에 해양 쓰레기가 타지역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전문 강사 없이 스킨스쿠버 활동을 하는 이들의 안전불감증도 문제로 지적된다.
스킨스쿠버는 특성상 갑작스러운 기후, 조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밀물, 썰물 등에 따라 입수 여부가 결정되고, 시간과 환경에 따라 조수 등이 급변하기 때문에 바다 생태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다이빙 숍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스킨스쿠버를 할 시 최소 2인 1조로 잠수를 하는 '짝 잠수'를 해야 안전하다.
하지만 전문 지식이 없으면서도 다이빙 숍 이용비, 강사 인건비 등을 아끼기 위해 강사 없이 바다로 들어가는 개인이나 동호회가 많다.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스킨스쿠버 강사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고 실력을 과신해 입수하는 이들이 많다"며 "바다에서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수산물을 무단으로 채취하려 혼자서 바다 안으로 들어갔다가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해경 관계자는 "수산 자원을 포획하기 위해 바다 안에 몰래 들어가기도 한다"며 "공기가 부족해지거나 폐그물에 걸려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무허가 다이빙 숍이 성행하는 것도 문제 중 하나로 꼽는다.
무허가 다이빙 숍은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나오는 경찰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무허가 다이빙 숍은 안전관리 요원을 적게 배치하거나 오래된 장비를 사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비용을 아끼려 한다.
경남에서 다이빙 숍을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한 무허가 다이빙 숍은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받을 수 있고, 오히려 더 많은 다이버가 찾아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수칙을 지키고 전문 지식을 지닌 강사를 동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필리핀 등 해외의 경우 관련 산업 규모가 크고 필수적으로 전문 강사를 대동하는 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심상우 스쿠버 교육단체 PDIC 강사는 "외국에는 일행 없이 개인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없다"며 "해외는 다이버 1명당 보조 인력 1∼2명이 무조건 함께 들어가는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2인 1조 입수, 입수 시 신고 등 관련 안전수칙을 따르는 것도 필수적이다.
허성우 동의과학대 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은 "과거보다 연안사고예방법 등 안전을 위한 관련 법이 강화됐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다이버가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사고가 발생한다"며 "교육을 제대로 받고 정해진 곳에 다이빙하는 등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 역시 "개인이 즐기는 레저 활동인 만큼 안전 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며 "자신을 과신하기보단 전문 강사 등을 통해 안전한 수중 레저 활동을 즐겨야 한다"고 전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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