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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만기까지 살지 몰라…" 기초수급 90세 할머니의 100만원

송고시간2020-07-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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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비 아껴 모은 돈 구청에 전달…이름 알리지 않고 떠나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인 90세 할머니가 생계비를 모아 만든 전 재산 100만원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득 담은 마음 나누기'
'가득 담은 마음 나누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대구 남구청은 한 할머니가 지난 2일 구청을 찾아와 봉투를 전했다고 밝혔다.

남구 행복정책과 직원이 내용물을 묻자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평소 넣던 새마을금고 적금이 11월에 만기이나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만기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며 "나라의 도움을 받아 모은 전 재산이니 나와 같거나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은행에서 갓 찾아온 오만원권 스무 장이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

구청 직원이 할머니 선행을 알리고자 이름 등을 여쭸으나 할머니는 "알리고 싶지 않다. 나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말아달라"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남구는 수소문 끝에 이 할머니가 관내에서 요양보호사 도움을 받으며 홀로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임을 알아냈다.

특히 고령에 건강 문제로 근로활동이 불가능한 할머니가 매달 받는 몇십만원 생계비를 아껴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할머니가 기부한 전 재산은 곧바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해졌다.

구청 측은 할머니 뜻을 받들어 사연을 알리지 않으려다 많은 이들에게 선행을 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할머니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이날 밝혔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여유가 있어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할머니의 이런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 전해져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건강이 안 좋으신 할머니의 빠른 쾌유를 바랐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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