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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함께 기억되는 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

송고시간2020-07-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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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인터뷰서 "음악이 영화의 감동 증폭시켜줘"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6일 세상을 떠난 엔니오 모리코네는 20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이름을 떨쳤지만, 애초 그는 클래식 전공자였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음악을 시작해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트럼펫과 작곡을 전공했다. 생활고 때문에 방송·영화 음악에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초기에는 클래식 전공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가명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2016년 '더 헤이트풀8'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엔니오 모리코네
2016년 '더 헤이트풀8'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엔니오 모리코네

[EPA=연합뉴스]

1961년 루치아노 살체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 음악에 데뷔해 '스파게티 웨스턴의 아버지'로 알려진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1964)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대부분의 작품을 함께 했다.

모리코네는 '황야의 무법자'에서는 휘파람 소리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는 장중한 팬플루트 선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1988)이나 로랑 조페 감독의 '미션'(1986)도 모리코네의 음악과 함께 기억되는 대표작들이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1k9GDlnrHc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5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만들어 왔지만,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와의 인연은 박했다.

'천국의 나날들'(1978), '미션'(1986), '언터처블'(1987), '벅시'(1991), '말레나'(2000)로 다섯 차례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2007년 공로상을 받고도 9년이 지난 2016년 여든여덟의 나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헤이트풀8'로 음악상을 받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음악 작곡가'로 꼽히며 수백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미션'은 국내에서 기획해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2007년 첫 내한 당시 공연하는 엔니오 모리코네
2007년 첫 내한 당시 공연하는 엔니오 모리코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음반 제공]

2005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내한 공연은 공연 이틀 전 돌연 무산됐으나 2007년 첫 내한 공연이 성사됐고, 부산국제영화제도 찾았다. 2009년에 다시 한번 내한 공연을 했고, 2011년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를 서울에서 시작했다.

그는 2007년 첫 내한 당시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은 영화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에 그 감동을 증폭시켜주는 배경음악이 없다면 그 영화는 그만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화음악을 작곡할 때 상을 생각하고 곡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다섯 번이나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큰 행운이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내가 영화에 제공한 작업 전체를 위해 주는 상이라 더욱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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