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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여류평론가 강인숙 평론전집 출간…"마지막 평론 작업"

송고시간2020-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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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일 3국 비교연구…"미흡하지만 후속 연구 도움 되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 [박이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인숙 영인문학관장 [박이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여류평론가 1세대인 강인숙(87) 건국대 명예교수가 그동안 쓴 평론을 모은 '강인숙 평론전집'을 펴냈다.

전집은 '김동인과 자연주의', '염상섭과 자연주의',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도시와 모성', '일본 모더니즘 소설 연구', '한국 근대소설 연구', '여류문학, 유럽문학 산고' 등 6권으로 구성됐다.

1권과 2권은 저자 연구의 주축이었던 자연주의에 대한 분석이다. 프랑스와 일본의 자연주의를 비교하고, 다시 김동인·염상섭과 비교했다.

김동인·염상섭 연구와 연결되는 5권 '한국 근대소설 연구'와 여류 문인들과 외국 문학에 관해 쓴 글을 모은 6권 '여류문학, 유럽문화 산고'는 신간이다.

강 명예교수는 서문에서 "에세이는 앞으로도 좀 쓸 것 같은데 평론은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라며 "복잡한 지적 작업을 몸이 감당해내지 못할 나이가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33년 함경남도 갑산에서 태어난 저자는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해 건국대 교수를 역임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부인인 그는 현재 영인문학관장이다.

논문집 외에 '언어로 그린 연륜', '겨울의 해시계', '머리말로 엮은 연대기' 등 에세이집도 여러 권 냈다.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의 '25시', 에밀 아자르의 '가면의 생'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강 명예교수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부전공이 불문학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를 배워 한국, 프랑스, 일본 3국 문학 비교 연구를 할 수 있었다"라며 "눈에 안 띄고 힘들어만 중요한 연구였고, 내가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정리한다는 의미로 전집을 냈는데 미흡해서 허탈하고 창피하면서 한편으로는 개운하다"라며 "제대로 된 글은 아니지만, 다음 연구를 하는 데 기초 재료로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해방 후 나온 최초 여류평론가라고 하는데, 여자가 학문하기 정말 어려운 풍토였다"라며 "후배 여류평론가들을 격려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서문에서도 여류평론가로서 겪은 어려움과 평론가 인생을 정리하는 소회를 전했다.

대학 졸업 8년 만에 평론가로 데뷔한 당시 고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대학원생이었다는 그는 "시인, 소설가는 많은데 왜 여류 평론가는 선배가 없는지 알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강 명예교수는 1981년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평론 활동을 했다.

그는 "아이들을 해치지 않으려고 쉰살에야 박사과정을 시작해 그때부터 평론가로 산 셈"이라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노안이 시작돼 제대로 활동한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짧은 기간에 쓴 글들을 모아보았다"라며 "시사성도 없고 새롭지 않은 묵은 글들이지만, 글쓰기 인생을 마무리하는 작업의 하나로 이 일에 손을 댔다"고 적었다.

박이정. 264~524쪽. 세트 1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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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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