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박원순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차 등록못하게"…그린뉴딜 제안(종합)

송고시간2020-07-08 12:0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총 2조6천억 규모…'2050년부터 서울 시내 내연기관차량 운행 금지'도 건의

건물온실가스총량제 내년부터 시 소유 건물에 적용…태양광 패널 설치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휘발유나 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과 태양광 발전 확대 등을 담은 그린뉴딜 정책을 8일 발표했다.

2022년까지 2조6천억원이 들어가는 서울시 그린뉴딜은 건물, 수송, 도시 숲, 신재생에너지, 자원 순환 등 5대 분야에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의 '3대 주범'인 건물, 수송, 폐기물 분야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박 시장은 "효율 중심의 양적 성장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우리 자신, 지구, 인류 생존의 미래전략인 서울판 그린뉴딜을 추진해 탈 탄소 경제·사회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판 그린뉴딜' 발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판 그린뉴딜' 발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판 그린뉴딜' 기자설명회에서 '2020 그린뉴딜 서울'이라고 적힌 티켓 모형을 들고 있다. kane@yna.co.kr

◇ 15년 뒤엔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불가' 건의

박 시장은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은 아예 등록이 금지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수소차만 등록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건의를 수용해 법 개정이 이뤄지면 기존에 등록된 내연기관 차량은 운행할 수는 있지만, 신규 등록은 할 수 없게 된다.

박 시장은 또 현재 배출가스 5등급에 해당하는 노후 경유 차량이 다닐 수 없도록 한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에 15년 뒤에는 모든 내연기관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나아가 30년 뒤인 2050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 운행 제한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에 관련 법 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시내버스, 택시, 관용차를 전기·수소차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

시는 "2050년까지 서울의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보행친화도시를 넘어 그린 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 온실가스 68%는 '건물'에서 나와…저탄소 제로에너지빌딩 추진

시에 따르면 시내 온실가스의 68.2%는 건물 부문에서 나온다. 온실가스의 주범은 다름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민간 건물 '제로에너지건축'(ZEB) 의무화를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제로에너지건축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에너지 성능을 최적화하는 건축이다.

시는 제로에너지건축 시 용적률 상향, 취득세·재산세 등 감면 확대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건물온실가스총량제는 서울시 소유 연면적 1천㎡ 이상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범운영하고 2022년부터 에너지다소비사업장을 시작으로 민간 분야로 확대한다.

건물온실가스총량제는 매년 건물별 온실가스 배출 허용 총량을 설정하고 감축한 건물은 인센티브, 초과 배출한 건물은 페널티를 부여하는 정책이다.

서울시 정수용 기후환경본부장은 "처음에는 도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향후 구체적으로 목표량을 설정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개선 명령도 내리는 식으로 제도화할 것"이라며 "건물에 집중하지 않으면 온실가스 감축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 동부간선도로 방음터널의 태양광 패널
서울 동부간선도로 방음터널의 태양광 패널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모든 공공시설에 태양광 설치"…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화'

앞으로 서울 시내에서 태양광 패널 찾기가 더 쉬워질 전망이다.

시는 "상하수도, 도시철도, 공공건물 등 가능한 모든 공공시설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패널 설치가 어려운 도심에는 외벽과 창호 등 건물 외부 곳곳을 활용하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설치를 지원한다.

시는 당장 이달 중 30명 규모의 '태양광 시민 탐사대'라는 조직을 꾸려 태양광 설치 가능 부지 모색에 나선다.

폐기물 대책도 수립했다. 시는 "폐기물 부문은 시내 온실가스 배출의 6% 정도지만, 1인 가구 증가와 배달문화 활성화로 증가세가 예상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생활폐기물은 2025년까지 직매립 제로화에 도전한다. 하루 처리용량 500t 규모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1곳 늘리고 기존 4개 시설 처리 용량을 늘리는 것이 그 방법이다.

다만 시는 2014년에도 "2017년까지 직매립 제로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한 전력이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원만하게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부 주민은 일종의 님비랄까 그런 것 때문에 반대한 분들도 있다"며 "더 면밀하게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면서 현실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그린 5법' 개정 건의안 제출…'기후예산제' 검토

서울시가 이날 대대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많은 부분 '건의'로 이뤄졌다.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만드는 법규범은 '조례'라고 한다. 조례는 관련 상위 법령에 없는 내용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조례로 시민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려면 그에 앞서 법령 개정이 필수다.

이에 시는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자동차관리법,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 건의안을 '그린 5법'으로 정리해 관계 부처에 제출했다.

이날 발표에는 환경부 황석태 생활환경정책실장도 참석해 "중앙정부의 강한 지지, 연대, 협력 의사를 전달하고자 나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방정부 발표에 중앙정부 간부가 오신 것은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싶다"라며 반겼다.

환경부는 5개 법률 중 대기관리권역법을 관할하며 나머지 4개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 부처다.

시는 또 앞으로 시 주요정책 수립 단계부터 기후·환경 영향을 고려하는 '기후예산제'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jk@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