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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통통] 中대입시때 남자선생이 치파오를 입는 이유는

송고시간2020-07-1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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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 거둔다' 의미로 치파오 인기…나이키·막대사탕도

머리 감지 않거나 계란 먹지 않는 풍습도 있어

대학 시험 잘 보라고 치파오 입고 수업 중인 중국 남자 교사
대학 시험 잘 보라고 치파오 입고 수업 중인 중국 남자 교사

[웨이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모든 학생이 승리하길 축원합니다."

지난 10일 끝난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를 앞두고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한 고교에서 남자 교사가 중국의 여성 전통 복장 치파오(旗袍)를 입고 수업 시간에 등장해 한 말이다.

여성도 아닌 남성이 중국 여성의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이유가 뭘까.

치파오는 중국어로 '시작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얻는다(旗開得勝)'는 말에 '치'라는 글자가 똑같아 행운을 불러온다고 중국인들은 여기고 있다.

특히 치파오의 옆에 트임이 더 클수록 시험을 잘 본다는 말도 있다. 시험 당일 고사장 앞에서 옆으로 길게 찢은 치파오를 입고 자녀의 복을 기원하는 수험생 어머니들도 볼 수 있다.

베이징의 한 고사장에 치파오를 입고 나온 허모 씨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라는 의미에서 치파오를 입었다"면서 "이런 식으로라도 우리 아이를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치파오 입고 대학 시험 잘 보길 기원하는 중국 학부모들
치파오 입고 대학 시험 잘 보길 기원하는 중국 학부모들

[후난일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에서 길조를 뜻하는 빨간색 치파오를 입은 진모 씨는 "시험 당일 고사장 앞에서 붉은색 치파오를 입는 것은 시작부터 큰 성과를 거두길 바라는 것"이라면서 "오후에는 녹색 치파오를 입어 막힘없이 잘 통하길 기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에게는 가오카오 응시 날 '나이키' 상표가 인기라고 한다.

나이키 상표가 시험 볼 때 '체크 표기(√)'와 비슷해 상서로운 징조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이키 신발, 옷, 심지어 양말까지 나이키 상표로 도배한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잘 붙기 위해 찹쌀떡이나 엿을 먹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막대 사탕이 인기다.

막대 사탕인 방방탕(棒棒糖)이 중국어로 잘한다는 뜻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고사장 앞에서 막대 사탕을 건네는 장면도 흔히 볼 수 있다.

대입시를 앞두고 막대 사탕 방방탕을 받은 중국 수험생들
대입시를 앞두고 막대 사탕 방방탕을 받은 중국 수험생들

[화상망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가오카오를 앞두고 피하는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험을 보기에 앞서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진다는 미신이 있듯이 중국에서는 머리를 감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베이징의 한 주민은 "시험 전날 머리를 감으면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이 모두 빠져나간다고 해서 시험 볼 때는 머리를 감지 않는 관습이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계란도 먹지 않는 수험생들도 있다고 한다. 계란이 숫자 '0'과 비슷해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 때문이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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