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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주민 비하 논란 NFL 레드스킨스 팀명, 87년만에 바뀐다

송고시간2020-07-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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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사망 시위사태 계기 인종차별 논란 확산 속 명칭 교체키로

오바마 요청에도 꿈쩍 않던 구단측, 대형 스폰서들 끊길 위기에 '백기'

워싱턴 레드스킨스 로고
워싱턴 레드스킨스 로고

2020.7.13 REUTERS/Kevin Lamarque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아메리카 원주민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프로풋볼(NFL) 명문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결국 팀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레드스킨스 측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검토 끝에 오늘 우리는 레드스킨스라는 이름과 로고를 그만 쓸 것이라는 발표를 하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성명은 구단주인 "(구단주인) 댄 스나이더와 론 리베라 감독이 우리의 자랑스럽고 전통있는 팀의 위상을 더욱 고양하고 앞으로의 100년간 우리의 스폰서와 팬, 지역사회를 고무시킬 팀의 새 명칭의 디자인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드스킨스 측은 다만 이날 팀의 새 이름을 바로 공개하진 않았다. 새로운 이름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일단 현행 명칭이 계속 쓰이게 된다고 WP가 관련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피부색이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는 아메리카 인디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어 논란이 계속돼 왔다.

앞서 리베라 감독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팀의 새 명칭이 2개로 압축됐다면서 새 명칭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군 조직 모두를 적절히 예우할 수 있도록 양측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베라 감독은 인터뷰 당시 많은 원주민 출신 인사들이 군에 있으며 국방부나 다른 군 관련 사무실들과의 근접성 등에 비춰 팀 차원에서 군 조직들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왔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초 '보스턴 브레이브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이 구단은 1933년 '레드스킨스'로 이름을 바꿨으며 4년 뒤인 1937년 워싱턴DC로 연고를 옮겼다.

87년 된 팀명을 바꾸기로 한 이번 결정은 스폰서기업들의 압박 및 국가적 인종차별 논란 확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구단주 스나이더는 앞서 레드스킨스 이름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사태 확산과 스폰서 기업 등의 팀 명칭 교체 압박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앞서 이 구단의 최대 스폰서 중 하나인 물류 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공식적으로 구단에 팀 명칭 교체를 요청했으며, 87개 투자회사가 페덱스와 나이키, 펩시콜라 등 주요 스폰서 기업에 레드스킨스 구단이 명칭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촉구 서한을 보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명칭 변경은 복잡한 절차로, 레드스킨스는 9월 13일 필라델피아와의 시즌 개막 경기 전까지 새 명칭을 정하는 데 있어 심각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현재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새 명칭 후보는 상표 분쟁에 휘말려 있으며 이 때문에 오늘 발표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WP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레드스킨스란 명칭이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단주 스나이더는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명칭 변경 요청에 대해 "그럴 일은 전혀 없다"고 일축하는 등 그간의 논란에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돈줄을 쥐고 있는 스폰서 기업들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다.

한편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 중에서 워싱턴 외에도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시카고 블랙호크스 등도 인종차별적인 팀 명칭을 변경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팀명 교체를 검토 중인 반면 시카고 블랙호크스는 일단 유지키로 한 상태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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