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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Ⅱ](23) 로마시대 군인들 봉급 '하얀 황금'

송고시간2020-07-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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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염·천일염·자염·정제염·호수염 등 다양한 종류와 채취방법

충남 태안 소금 생산 현장
충남 태안 소금 생산 현장

[촬영 이은파.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소금은 과거 몹시 귀하던 시절에 '하얀 황금'이라고 불렸다.

로마는 이런 소금을 확보하려고 기원전 4세기 항구 도시 오스티아를 점령했다.

오스티아는 염전에서 생산한 소금과 곡식 등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었다.

당시 소금은 화폐로도 사용됐는데, 로마는 군인들에게 때때로 소금을 봉급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 'Salary'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살라리움(Salarium)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소금의 종류와 채취 방법은 다양하다.

암염, 천일염, 자염, 정제염, 호수염 외에 천일염을 물에 녹여 한 번 씻어낸 후 재결정하여 얻어 낸 재제염도 있다.

우선 암염은 소금이 딱딱하게 굳어 돌처럼 된 소금 덩어리이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소금 획득 방법의 하나로 광산에서 소금 돌덩어리를 캐내 생산한다.

과거에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에 의해 육지로 변한 후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물은 마르고 소금만 남아 암석의 형태로 굳은 것이다.

암염은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식용으로 사용하는 소금이다.

그러나 염화나트륨 함량이 98∼99%를 차지하므로 미네랄이 거의 없다.

오랜 세월에 걸쳐 암염으로 굳어지는 동안 미네랄 성분이 씻겨 내려갔기 때문이다.

암염 중 일부는 지각변동을 거치는 동안 발생한 열기 때문에 흰색이 아닌 적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히말라야 소금이 그렇다.

태안산 천일염
태안산 천일염

[태안군 제공]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80%는 염분이며 나머지 20%는 미네랄과 수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의 염전은 바닥에 타일을 깐 얕은 저수지로 여기에 바닷물을 가두어 건조한 것인데 생산 직후에는 각종 불순물 때문에 맛이 없다.

염화마그네슘과 같은 미량의 염류 때문에 쓴맛이 나서 간수를 빼는 과정을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간 거쳐야 한다.

자염은 바닷물을 끓여서 얻은 것으로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에서 전통적인 소금 채취법이었다.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다고 하며, 일제강점기 이전까지 주를 이뤘다.

갯벌이 발달한 한국의 환경에 특화된 방식이다.

우선 갯벌을 써레로 갈아 염전을 만든 후 바닷물을 붓고 다시 써레질하는 일을 반복해 높은 염도를 함유한 '개흙'을 만든다.

개흙을 모아 말린 뒤 '섯등'이라는 여과장치에 넣고, 섯등 밑에 항아리를 받친다.

여기에 바닷물을 부어 매우 짠 함수(鹹水)를 추출하고, 이를 가마솥에 넣고 끓여 불순물을 걷어낸 후 농축해 만든다.

제작 과정이 복잡해 가격이 비싸지만 다른 소금에 비해 칼슘 함량이 매우 높고, 함수를 끓이는 과정에서 불순물을 걷어내므로 천일염과 달리 쓴맛이 없다.

개흙에 함유된 아미노산 때문에 소금 자체에서 감칠맛이 돈다.

1960년대 이후 맥이 끊어졌다가 2000년대 들어서 복원됐다. 충남 태안의 자염이 유명하다.

정제염은 '이온교환수지'라는 특별한 장치를 써서 해수로부터 염화나트륨을 분리해 만드는 소금으로 일본에서 개발됐다.

기계 장치를 이용해 생산했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염화나트륨 함량이 보통 99% 이상이며 미네랄 함량은 거의 없다.

정제염 기술이 개발된 후 일본에서는 염전에서 채취한 천일염보다 위생적이라고 여겨 1972년 기존 염전을 모두 폐쇄하기도 했다.

소금 결정체
소금 결정체

[촬영 신영근. 재판매 및 DB 금지]

호수염은 바다였던 땅이 지각변동에 의해 호수로 변한 후 그 안에 있던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만들어진 소금이다.

남미 볼리비아의 3천680m 고지에 있는 우유니 소금 호수가 유명하다.

이곳의 소금은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데 안데스산맥이 융기하기 이전에 바다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면적은 1만2천㎢ 정도로 우리나라 경상남도보다 약간 큰 규모다.

호수의 소금 매장량은 100억t 이상이며, 매년 소금 25만t이 채취되고 있다.

[참고문헌]

1. 김성귀, '바다의 하얀 황금, 소금', 바다이야기(한국해양수산개발원 고등학교 및 일반용 해양교육 교재)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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