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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00씨 방문 좀 열어봐!" 교수님 도대체 왜 그러세요

송고시간2020-07-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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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qHhIeBdGOQ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7월 서울대 음대 대학원생 A씨는 지도교수와 함께 유럽 출장을 갔다가 가슴 철렁한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B씨가 숙소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오는 등 성추행과 갑질을 한 것입니다.

서울대생들은 B씨의 파면을 요구했고, 대학본부는 B씨의 직위를 해제했습니다.

평생을 스승으로 모시며 존경할 만한 교수도 많지만, B씨처럼 대학원생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일명 '갑질 교수'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2018년 실시한 '대학원 연구 인력의 권익 강화 관련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4.1%가 대학원에 갑질이 존재한다고 밝혔는데요. 77명(39.1%)은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인권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복되는 교수 갑질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도 있었는데요.

2018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생이 만든 국내 최초 교수 연구 실적 평가 사이트 '김박사넷'.

교수의 인품, 논문 지도력, 연구실 분위기, 인건비 수준 등의 정보를 올려 갑질 교수를 걸러낼 수 있게 했다면, 2017년에 생겨난 '대학원생 119'는 대학원생들의 갑질 피해 사례를 온라인에 공유하고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교수 갑질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요.

"프로젝트비를 받으면 석·박사들 인건비를 차출해 교수에게 컴퓨터를 사주거나 휴대폰을 사주는 등으로 전달을 드리는 게 관례인 거라고…" (서울 소재 대학 대학원생 C씨)

"업무시간 외(밤늦게, 주말)에 연락해 업무를 지시하거나 약속한 회의 시간에 늦어 1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기도 한다"(서울 소재 대학 대학원생 B씨)

이 외에도 교수 평가 사이트에 올라온 최근의 피해 사례로 "학생에게 큰소리로 혼내고 혼날 때 매번 욕을 한다. 인격체로 보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노래를 시킨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노력에도 교수 갑질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쨌든 제 졸업을 결정하는 대상이잖아요. 그래서 뭔가 내가 그렇게 거절을 했을 때 내 졸업에도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됐고…" (서울 소재 대학원생 D씨)

"지도교수가 대학원생의 졸업, 졸업 후 직장생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눈 밖에 나면 안 되거든요" (서울 소재 대학원생 B씨)

교수의 영향력은 대학원생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어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서울의 한 사립대 홍보팀장은 '교수 갑질' 의혹에 대해 "과거에는 그런 사례가 있었지만 요즘은 거의 없어졌고, 교수들도 주의하는 분위기"라며 "학내 인권센터도 설치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나 학내 갑질 사건을 다루는 대학 인권센터 설치는 '의무'가 아닌 '자율' 선택입니다.

"인권센터 권고에 강제력은 없다. 인권침해 사건을 판단해 징계위원회에 징계 요청을 보내는 정도"(전남대 인권센터)

게다가 인권센터가 있어도 인권센터가 내릴 수 있는 처분은 '권고' 수준이기 때문에 강제력이 없습니다.

교수의 권력을 이용한 대학원생에 대한 갑질.

반복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 학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래도 되나요] "00씨 방문 좀 열어봐!" 교수님 도대체 왜 그러세요 - 2

전승엽 기자 홍요은 인턴기자 김혜빈 영상편집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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