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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레드불 창업주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에도 기소 피해

송고시간2020-07-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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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기 일관 태국 사법당국 8년만에 '면죄부'…여론 비판 커질 듯

2012년 오라윳이 뺑소니 사고를 낸 페라리 차량(자료사진)
2012년 오라윳이 뺑소니 사고를 낸 페라리 차량(자료사진)

[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경찰관을 외제 차로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뒤 해외에서 도피 중인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Red Bull) 창업주의 손자에 대해 태국 사법당국이 면죄부를 줬다.

돈과 권력층과의 친분이 있으면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유전무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CNN 방송은 태국 경찰 관계자를 인용 "검찰이 지난달 12일 경찰에 오라윳 유위디아에 대해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해왔다"고 보도했다.

경찰도 검찰 결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이에 따라 오라윳측에 이를 알려주고 체포영장 철회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검찰은 기소 철회 방침의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관할 경찰서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체포영장이 철회됐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 찰레오 유위디아의 손자인 오라윳은 2012년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사건 발생 후 측정된 오라윳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법적 운전 허용치를 초과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초동 수사 과정에서 오라윳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줬고 이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그를 강제구인하지 않는 등 봐주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라윳은 사고 뒤 체포됐다가 보석금 50만 밧(약 1천900만원)을 내고 석방돼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유위디아 일가의 재산이 6조원 이상으로 태국 내 세 번째 부호였다는 점이 경찰의 봐주기 수사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에도 오라윳은 업무 등을 이유로 해외에 머물면서 8차례나 검찰의 소환에 불응했다.

런던에서 포착된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자료사진)
런던에서 포착된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자료사진)

[AP=연합뉴스] [2017.04.27 송고]

하지만 정작 전 세계를 유람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되면서 또 한 번 공분을 샀다.

2017년에는 강제구인 직전 태국에서 자가용 비행기로 싱가포르로 건너간 뒤 비행기도 버려둔 채 싱가포르에서 해외로 도주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사법당국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급기야 2018년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국제형사기구(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서도 사라졌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다시 한번 유전무죄 사건으로 여론에 회자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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