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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읽기가 주는 상상의 전율…권호웅의 '낙하산'

송고시간2020-07-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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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우 기자
양정우기자

배우·연출가 등으로 활동…동명작품 '낙하산' 2012년 프랑스 출간도

희곡 읽기가 주는 상상의 전율…권호웅의 '낙하산' - 1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읽히는 희곡집을 만들고 싶었다."

연극배우와 희곡 작가, 연출가 등으로 활동해온 권호웅(57) 씨가 자신의 작품 4편을 담은 희곡 선집을 냈다. 그가 관객을 넘어 독자들에게 건넨 작품집은 '낙하산-가족을 훔친 사람들'이다.

희곡집은 1999년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 무대에 올랐던 동명의 작품 '낙하산'으로 시작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빈집을 털러 온 도둑 세쌍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통해 민중의 피폐했던 삶과 사회 공동체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권씨는 이 작품을 리얼리즘적 요소를 갖춘 부조리극으로 소개한다. 두 연극 형식이 현실적으로 병립하기는 어렵지만, 어찌 보면 보다 잘 어울릴 수 있는 조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2012년 프랑스에서 한국의 민중극을 알리는 3권짜리 시리즈물에 포함돼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낙하산에 이어서는 작품 '화기분대(火器分隊)'가 선을 보인다. 탄약고 폭발사고로 인해 육군 화기분대 병사들이 아군과 적군의 진공 지대인 비무장지대로 탈출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권씨가 1994년 한 대학 연극반 정기공연의 외부 연출로 나서 직접 쓴 것이다. 이후 정식으로 무대에 올려본 적이 없어 미발표작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희곡집에는 고(故)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을 소재로 한 서사극 '아리랑 2'와 창극 '불사조의 노래'가 함께 실렸다. 전통 창극은 서양극이 주류를 이룬 요즘 무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형식이다.

권씨는 책에서 "희곡을 읽는 방법 중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낭독"이라고 소개하며 "읽고 말하다 보면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배역과 상황, 처지에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과 다른 사람이 돼 희로애락의 표현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전율을 느끼게 된다"며 독자들에게 희곡집 일독을 권했다.

1990년 극단 아리랑에 입단한 권씨는 배우, 희곡가, 연출 등으로 활동하다 1998년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국립극장 등에서 일했고, 2009년부터 전통 공연예술 분야 등에 종사하고 있다.

이지컴. 235쪽. 1만5천원.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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