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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28년간 3만명 무료 진료…의정부성모병원 이동진료팀

송고시간2020-08-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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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평균 20회 활동…모든 임상과 참여하는 '움직이는 종합병원'

후속 진료 필요 땐 무료 수술 연결…2010년부터 8천778명 지원

의정부성모병원 이동진료팀 의료봉사
의정부성모병원 이동진료팀 의료봉사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당시 경기북부는 의료 인프라와 교통이 너무 열악해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주민 건강을 살펴야 했습니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이동 진료는 1993년 시작됐다.

당시 경기북부의 대형 종합병원은 이 병원이 유일했다. 더욱이 도로가 남북으로만 연결돼 동서로 이동하려면서 반나절이나 걸릴 정도로 교통망이 부족했다.

겨우 이 병원에 도착해도 대기 환자가 많아 응급이 아니면 한참 기다려야 했다. 조급한 마음에 전날 의정부에서 숙박한 뒤 눈 뜨자마자 병원을 찾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더 먼 가평과 포천, 연천 등지에서는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도 전에 죽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 주민 상당수는 아프면 보건소를 찾거나 급한 대로 군 병원에서 군의관의 도움을 받았다.

열악한 의료 환경 탓에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은 병원 위상만큼 주민 건강 관리에 대한 책임을 느꼈다고 한다.

의료봉사를 시작한 이유다.

이들은 1995년 이동진료팀을 결성, 본격적인 의료봉사에 나섰다.

전문의, 간호사, 약사, 재활치료사를 비롯해 사회사업팀, 총무팀 등 직원으로 편성,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마을과 사회복지시설을 우선으로 찾아갔다.

대상 마을이나 시설이 정해지면 진료 대상의 연령층 등을 분석한 뒤 이에 맞춰 안과, 내과, 피부과, 산부인과 등 10명 정도로 진료팀을 편성했다.

거의 모든 임상과가 참여하는 만큼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들은 매년 평균 20회 의료봉사에 나선다. 이동 진료를 시작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민 3만명가량이 무료 진료를 받았다.

의정부성모병원 이동진료팀 의료봉사
의정부성모병원 이동진료팀 의료봉사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료봉사는 진료 후 약 처방에만 그치지 않았다.

의정부성모병원이 2010년부터 자선사업인 '생명존중사업'을 운영함에 따라 후속 진료가 필요한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은 무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줬다.

의정부에 사는 한 여성은 무료 검진 중 위암을 발견한 이동진료팀의 도움으로 무료 수술을 받았다.

15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정부 보조금으로 어렵게 산다는 사연을 알고 생명존중사업으로 연결, 후속 진료를 이은 결과다.

만성신부전을 앓던 필리핀 출신 노동자도 이동진료 중 위급한 것으로 진단된 뒤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았다.

지난해까지 8천778명이 생명존중사업으로 무료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로는 24억원이 넘는다.

2017년부터는 의정부·양주·포천·동두천·연천 등 5개 시·군에서 요청한 주민에게 무릎 인공관절과 안과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3년간 총 341명이 혜택받았다.

고양·파주 등 서북부는 일산백병원과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구리·남양주·가평 등 동북부에는 한양대 구리병원이 있어 대형 병원이 없는 중북부 5개 시·군과 협약했다.

성현빈 사회사업팀 선임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동 진료를 나가지 못해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역사회 의료봉사를 소명으로 생각하고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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