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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열' 바이오주…코로나 이후 상승률 톱20 '싹쓸이'

송고시간2020-08-0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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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종목 동학개미 '묻지마 투자' 극심

"영업이익은 대형제약사 53분의 1인데 시총은 능가…PER 2천배 육박"

"코로나19 진정 기대감" 글로벌 증시 급등 (CG)
"코로나19 진정 기대감" 글로벌 증시 급등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박원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을 제약·의료기기 등 바이오 관련주가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 개미'의 막대한 유동성이 바이오주로 몰리는 가운데 뚜렷한 성과 없이 코로나19 관련 테마주로 부각되며 이상 급등락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종목도 일부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1월 20일) 이후 현재(지난달 31일)까지 전체 코스피·코스닥 주가 상승률 1~20위 중 단 2개를 제외한 18개가 모두 바이오 관련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들 18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80.50%에 이르렀다.

이중 신풍제약[019170] 우선주인 신풍제약우[019175]는 코로나19 발생 직전 5천950원에서 현재 16만원으로 약 반년 만에 주가가 약 27배로 폭등, 2천589.08%의 상승률로 1위에 올랐다.

신풍제약 보통주도 887.12%의 상승률로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상승률뿐 아니라 거래금액 면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신풍제약의 경우 이 기간 거래금액 순위에서도 LG화학[051910], 네이버[035420] 등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등한 대기업들마저 제치고 전체 6위(일평균 2천736억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바이오주가 무더기로 급등하면서 거래소에 따르면 제약·의료기기 등 건강관리 업종(23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37조7천664억원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직전보다 97조3천137억원(69.29%)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증시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7.96%에서 12.99%로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문제는 급등한 바이오주 중 실적 개선이나 신약 개발 성공 등 뚜렷한 성과 없이 백신·치료제 등 테마성 기대감에만 의지해 주가가 솟아오른 종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상승률 20위권 내 18개 종목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투자의견·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진단키트 업체 씨젠[096530](상승률 7위)과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기업인 SK케미칼[285130] 및 SK케미칼우[28513K]뿐이다.

그 외 15개 종목 중 그나마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1개 이상 있는 곳도 5곳(멕아이씨에스[058110], 휴마시스[205470], 알테오젠[196170], 메드팩토[235980], 엘앤씨바이오[290650])뿐이다.

나머지 10개 종목은 현재 증권사들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는 기업가치 추정 모델 등을 기준으로 주가가 싼지 비싼지 판단해야 하지만, 투기성 종목의 주가는 우리가 언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가 상승률 1, 3위를 차지한 신풍제약은 과열 논란의 핵심이다.

신풍제약은 상장 제약사 중 작년 매출액(연결기준 1천897억원) 순위 20위권의 중견 제약사로 코로나19 발생 직전 시총은 3천700억원(이하 보통주 기준)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폭등, 현재는 시총 3조6천56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60위다.

작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20억원으로 대형 제약사 한미약품[128940] 영업이익(1천39억원)의 약 52분의 1도 안 되지만, 시총은 한미약품(3조1천206억원)을 오히려 5천억원 이상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실적에 비해 주가가 크게 뛰면서 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근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1천971배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달 31일 장중 9% 이상 올랐다가 장 마감 약 16분을 남기고 갑자기 하한가 가까이 추락, -19.77%로 거래를 마치는 '널뛰기'를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장 마감 약 10여분 전까지 상한가를 달리다가 순식간에 14.63% 급락 마감하면서 약 10여분 사이에 시총이 3조원 가까이 사라지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에서는 "중국인들이 피라맥스 사재기를 시작하면 마스크처럼 약국에서도 못 구하는 상황이 될 것", "피라맥스 한방에 코로나가 끝나는 세상이 올 것이니 지금 주가는 터무니없이 싼 것" 등으로 신풍제약에 대해 강한 믿음을 드러내는 주주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신일제약[012790]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약품 덱사메타손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16위(338.65%)에 올랐다.

하지만 이처럼 주가가 급등하자 이 회사 오너 일가는 지난 한 달 간 지분 2.85%, 135억원어치를 장내 매도해 상당한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순위 종목 상승률(%)
1 신풍제약우 2,589.08
2 멕아이씨에스 889.90
3 신풍제약 887.12
4 랩지노믹스 872.12
5 수젠텍 871.96
6 휴마시스 834.31
7 씨젠 738.65
8 삼성중공우 679.84
9 진매트릭스 609.13
10 일양약품우 540.24
11 녹십자홀딩스2우 482.13
12 SK케미칼우 480.43
13 알테오젠 477.92
14 두산퓨얼셀 447.96
15 메드팩토 376.40
16 신일제약 338.65
17 엑세스바이오 330.81
18 엘앤씨바이오 318.52
19 SK케미칼 306.34
20 진원생명과학 305.22

※ 코로나19 국내 발생(1.20) 직전 거래일인 1.17 종가 대비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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