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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 뚫렸나' 강원 300mm '물 폭탄'에 피해 속출(종합)

송고시간2020-08-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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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화천 밤사이 주민대피령…6개 시군 산사태 경보

주택·도로 곳곳 침수·유실…호우 관련 피해신고 200여건

북한강 수계댐 이틀째 방류…내일까지 최고 300mm 비 내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양지웅 기자 = 30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진 강원지역은 3일 이어진 장맛비에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불어난 북한강
불어난 북한강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집중 호우가 내린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옛 강촌역 주변 도로와 북한강 자전거길이 불어난 북한강 물에 잠겨 있다. 2020.8.3 hak@yna.co.kr

밤사이 많은 비에 침수와 하천 범람 우려가 있는 철원과 화천 일부 마을주민 40여 명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날이 밝으면서 빗줄기는 더 굵어져 춘천 남이섬에는 한때 1시간에 116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우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강원도소방본부에 접수된 주택 침수와 고립객 구조 등 호우 관련 신고는 200여건에 달한다.

강원 철원·양구 밤사이 폭우에 잇단 주민 대피령
강원 철원·양구 밤사이 폭우에 잇단 주민 대피령

(서울=연합뉴스) 철원과 양구를 비롯한 강원 내륙지역에 3일 오전까지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사진은 비구름 기상레이더 영상. 2020.8.3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주택 반파·침수에 11명 이재민…밤사이 철원·화천 주민 40여 명 대피

강원도에 따르면 횡성과 화천 주택 각 1채 반파와 침수 등으로 1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2일 늦은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시간당 50∼80㎜의 많은 비가 내리자 하천 범람 우려로 철원과 화천의 일부 마을은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 8가구 16명의 주민은 침수 우려로 인근 마을회관으로, 철원 와수천과 사곡천 범람 위험으로 인근 마을 주민 23명이 안전지대로 몸을 피하는 등 주민 4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주택 침수도 잇따랐다.

3일 0시 8분께부터 1시간가량 철원 동송읍과 갈말읍, 김화읍, 철원읍, 근남면과 화천 상서면 등 9건의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도소방본부에 접수됐다.

빗물을 치워라
빗물을 치워라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최고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3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DMZ 생태평화공원 사무실에서 군 장병이 들어찬 빗물을 치우고 있다. 2020.8.3 yangdoo@yna.co.kr

이어 오전 1시 25분께 화천군 상서면 봉오리에서는 농막에 고립된 1명이 구조됐고, 오전 2시 25분께는 철원 근남면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나 배수작업이 이뤄졌다.

오전 3시 17분께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주민 4명과 야영객 10명이 대피했고, 오전 2시 30분께 철원군 근남면 마현1리 마현천의 물이 불어나 외국인 근로자 4명이 긴급히 몸을 피했다.

이 일대 파프리카 재배시설 1만2천㎡가 물에 잠기는 피해도 발생했다.

철원군 명성로의 한 아파트 주차장 옹벽 30m가량이 유실돼 차량 5대가 매몰되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났다.

이밖에 철원, 화천, 춘천, 양구를 중심으로 주택과 도로 침수 또는 유실, 하천범람, 나무 전도 등 50여건의 크고 작은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옹벽 붕괴로 심하게 파손된 차량
옹벽 붕괴로 심하게 파손된 차량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최고 2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3일 오전 강원 철원군 갈말읍 지포리의 한 아파트 단지 옹벽이 무너져 인근에 주차한 차량이 심하게 망가져 있다. 2020.8.3 yangdoo@yna.co.kr

◇ 철길 운행 이틀째 중단·도로 곳곳 통제…영서 6개 시군 산사태 경보 발령

한때 시간당 최고 80mm에 달하는 집중호우에 도로와 철도가 침수되거나 토사 유출로 곳곳의 길이 끊겨 통제됐다.

집중호우로 충북·태백선 철도 운행 전면 중단 (CG)
집중호우로 충북·태백선 철도 운행 전면 중단 (CG)

[연합뉴스TV 제공]

영동선 동해∼영주, 태백선 영월∼제천 구간의 철도 운행은 이틀째 중단되고 있다.

밤사이 비로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 인근 56번 국도에 15t가량의 토사가 흘러 차량 통행이 통제,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 460번 지방도로가 침수됐고, 철원군 동송읍 메뚜기교와 백마교는 범람위험으로 통행이 한때 제한됐다.

이날 오전 10시께는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교 설치를 위해 건설했던 임시가교가 침수돼 긴급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춘천 옛 강촌역 앞 도로와 북한강 자전거 도로 구간은 물에 잠겨 차량 1대가 침수됐고, 도로는 전면 통제됐다.

상류 의암댐 하류에 있는 이 일대 도로는 집중호우로 댐 수문 개방 시마다 상습 침수된다.

곳곳에 산사태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춘천 소양로 토사 유출
춘천 소양로 토사 유출

(춘천=연합뉴스) 집중 호우가 내린 3일 강원 춘천시 봉의산 인근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1개 차로가 통제되고 있다. 2020.8.3 [춘천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ak@yna.co.kr

최근 사흘간 3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영서지역에 내일까지 3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산사태 취약지구는 산사태 우려 438곳과 토석류 우려 2천229곳 등 모두 2천667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원주 431곳, 춘천 259곳, 홍천 249곳, 화천 232곳, 삼척 196곳 등이다.

이에 따라 도는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사태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다.

양구군과 인제군, 영월군, 철원군 등 영서 지역 6개 시군에 산사태 경보를 내린 상태다.

춘천에서는 동면 연산골 인근에서 산사태 위험이 드러났고, 신북읍 용산리 피암터널 주변 산에서는 토사와 흙탕물이 내려와 도로 및 산림당국이 긴급 조치 중이다.

앞서 오전 6시 34분께 철원군 갈말읍의 한 주택은 산사태로 주택이 파손되고, 오전 9시 46분께 원주 호저면 무장리에서는 산 옹벽에 물이 고여 지반이 침하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춘천 의암피암터널 도로 침수
춘천 의암피암터널 도로 침수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집중 호우가 내린 3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 인근 의암피암터널 내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0.8.3 hak@yna.co.kr

앞서 지난 2일 영월군 북면 문곡리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0.3㏊의 산림이 무너져 내렸다.

춘천시는 7개 동과 면지역에 주의보 단계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산사태 취약지구 주민의 경우 '주의보'가 내려지면 대피를 준비하고 노약자나 어린이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

수문 연 춘천댐
수문 연 춘천댐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3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최고 200㎜가 넘는 폭우가 내리자 춘천댐이 수문 10개를 21m 높이로 열고 초당 2천37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2020.8.3 yangdoo@yna.co.kr

◇ 북한강 수계댐 일제히 수위조절…내일까지 최고 300mm 비

팔당댐에 이어 올해 처음 수문을 연 청평댐, 춘천댐, 의암댐 등 북한강 수계 댐들도 일제히 수위조절에 나서고 있다.

팔당댐은 오후 3시 10분 현재 10개 수문을 열고 초당 1만1천500t의 물을 방류한다.

청평댐은 23개 수문을 열고 초당 5천880t, 춘천댐은 10개 수문을 통해 초당 826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낸다.

화천댐도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오후 8시께부터 수문을 열 예정이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uLLHGNrmo5o

화천댐의 방류로 인해 하류에 있는 나머지 댐들은 방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만수위 193m의 소양강댐은 현재 185.65m(오후 2시50분 기준)까지 차올랐지만, 저수율 69.9%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는 그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가뜩이나 많은 양의 비를 머금은 상태에서 앞으로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비상 2단계를 비상 3단계로 격상했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이게 무슨 일이람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최고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3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에서 한 주민이 마을에 들어찬 빗물과 토사를 바라보고 있다. 2020.8.3 yangdoo@yna.co.kr

비상단계는 준비에서 1∼3단계까지 모두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준비단계는 재난이 예상될 때, 1단계는 호우주의보 발효 때, 2·3단계는 호우·태풍경보 발효 때 발령되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시는 인력과 운영 부서를 늘려 재난 대응을 강화한다.

기상청은 4일까지 영서는 100∼200㎜ 많은 곳 300㎜ 이상, 영동은 30∼80㎜ 많은 곳 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jPX_g5_U_Pg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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