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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방위비협상 美 새대표에 '일본통' 도나 웰턴…협상영향 주목(종합3보)

송고시간2020-08-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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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방위비 협상 포함 전세계 방위비 협상 관장…한국 근무 경력 있는 직업외교관

협상도중 선수교체…미 대선국면서 주한미군 감축설 속 증액압박 심해지나

도나 웰턴 미 국무부 신임 방위비협상 대표
도나 웰턴 미 국무부 신임 방위비협상 대표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측 대표에 '일본통'으로, 주아프가니스탄 부차석대사 등을 지낸 도나 웰턴이 임명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는 가운데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교체된 제임스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이 채워지면서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국무부 정치·군사국은 지난주 제임스 드하트를 우리의 신임 북극권 조정관으로 발표한데 이어 도나 웰턴을 우리의 신임 고위 협상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웰턴 신임 대표 임명을 공식 확인했다.

웰턴 신임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드하트의 후임자로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과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 그리고 그 외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모든 방위 협력 및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드하트가 하던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웰턴 신임 대표의 이력과 관련, 최근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부차석대사로 재직했으며 그에 앞서 일본과 인도네시아, 유엔 미국대표부 등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근무 경력도 있다고 대변인은 추가로 전했다.

웰턴 협상대표는 나중에 국무부에 통합된 해외공보처(USIA)에서 1984년 직장생활을 시작해 주 핀란드 공관차석 등을 거쳤다. 핀란드에서 근무하기에 앞서 국방부 장관실에서 동남아 국장 대행으로 잠시 근무하기도 했다.

프린스턴대에서 아시아 미술 및 고고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를 지낸 이색 경력도 갖고 있다.

그는 일본 삿포로와 나고야에 근무하며 공공외교 관련 업무를 맡은데 이어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정무 담당 공사참사관으로 일해 일본어가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대학원에서 전략적 연구에 관한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발령받았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웰턴 협상대표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독일어, 다리(Dari)어(아프가니스탄에서 쓰이는 페르시아어의 일종), 핀란드어 등을 배웠다고 돼 있다.

국무부는 홈페이지에서 웰턴 신임 협상대표가 2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 직업 외교관으로, 전세계의 미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 및 정무 관련 핵심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통'인 웰턴 신임협상 대표 인선은 곧 본격화될 일본과의 방위비 협상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일 양국은 올가을부터 특별협정을 갱신하는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새 협상 대표의 임명으로 교착 상태에 처한 한미 방위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이 협상 도중 그 대표까지 바꾼 셈이어서 대선 국면에서 미국의 증액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말께 한국이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무려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웰턴 신임 협상대표가 한미, 미일 방위비 협상을 함께 총괄하는 상황이 한미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4배 이상인 80억 달러, 주한미군 분담금은 5배 수준인 50억 달러까지 각각 증액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 등에서 전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주독미군 감축 문제와 맞물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주한미군 감축설이 불거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방부의 주독미군 감축 발표가 있던 지난달 29일에도 트윗을 통해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며 미군의 해외주둔과 방위비를 연계하며 노골적인 증액 압박에 나섰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이미 한차례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합의안을 뒤집은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협상대표가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며 "대선 전 협상 타결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현재로선 '13% 인상안' 이상으로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 대사와의 한미 수석대표간 '상견례'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적 협상 개시 시점은 코로나 19 상황과 맞물려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사는 "상견례를 대면으로 할지도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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