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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강화한다더니…' 외국인, 격리시설서 또 무단이탈

송고시간2020-08-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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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완강기 탈출 CCTV에도 찍혀…"보안 더 강화해야" 지적

공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공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정부가 해외입국자 대상 임시생활시설의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지 엿새 만에 무단이탈 사례가 또다시 발생해 시설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께 보건복지부 지정 임시생활시설인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한 호텔에서 베트남 국적 A(39)씨가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8시간가량 만에 서울에서 검거됐다.

지난달 23일 이 시설에 입소해 자가 격리 중이던 A씨는 자신이 머물던 5층 방 창문의 시트지를 뜯어낸 뒤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했다.

이 호텔에서는 이미 지난달 21일에도 격리 중이던 미국 국적 20대 남성 B씨가 무단이탈했다가 경찰에게 붙잡혀 강제 출국 대상이 됐다.

B씨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비상계단을 통해 호텔을 나간 뒤 100m가량 떨어진 편의점에서 담배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임시생활시설에서 외국인 무단이탈 사례가 두 달 새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찰 경비와 보안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 호텔에는 인천지방경찰청 기동순찰대원 33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이다. 전날 무단이탈 사건 이후 6명을 증원했다.

이들은 비상구, 지하 주차장 출입구, CCTV 모니터링, 정부합동지원단 연락관 등 역할을 분담해 건물 내·외부에 배치된 상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전날 A씨가 완강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은 건물 폐쇄회로(CC)TV에도 찍혔지만, 모니터링 요원이 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외부에 배치된 대원 2명도 A씨가 건물을 빠져나가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적 B씨가 비상계단을 통해 시설을 무단이탈한 이후 모든 비상구에 폴리스 라인과 경보 알림기를 설치하는 등 추가 보안을 강화했지만, 정작 경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공교롭게도 인천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날씨 문제가 있어 외부 경비에 애로 사항이 있었던 것 같다"며 "배치 인력을 늘리고 복지부 측에 외곽 쪽 CCTV를 좀 더 확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완강기를 이용한 무단이탈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김포 한 임시생활시설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이 시설에 있던 베트남인 3명은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한 지 이틀 만에 인천 한 텃밭 등지에서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방역당국은 이를 계기로 지난달 29일 임시생활시설 외곽 경비 강화, CCTV 확대, 인력 증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엿새 만에 또다시 무단이탈 사례가 발생하면서 이 역시 공염불이 됐다.

인천 영종도 주민들은 당초 호텔로 지어져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곳이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것부터 문제라며 반대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읍뱃터상인회와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지난달 초부터 해당 호텔 앞에서 임시생활시설 지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호텔 자체가 구조적으로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어 한 달 전부터 계속 창문이나 비상계단 등의 보안 강화를 요청해왔다"며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시생활 시설은 증상이 없고 국내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 입국자가 2주 동안 머물며 자가격리하는 시설이다.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외국인의 경우 강제 출국 대상이 된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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