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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음성 확인 받았다지만…여전히 불안한 우리 항만

송고시간2020-08-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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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상 선원 교대시 대책 없어…러 확인서 제출 선박서 확진 나오기도

항만검역인력 확충 및 입항 선박내 러 선원과 우리 노동자 분리 필요

확진자 나온 선박 국제 크루즈터미널로
확진자 나온 선박 국제 크루즈터미널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방역 당국이 러시아에서 출항한 선박 승선원에 대해 PCR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지만 여전히 항만업계에선 현장 위주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3일부터 러시아 출항 선박 선원들은 방역강화 대상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현지 출항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유전자 증폭 진단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선박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데 이어 지역사회로까지 감염이 확산하자 항만 방역을 강화한 것이다.

지금까지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 8척에서 확진자 92명이 나왔다.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이 의무화됐지만 항만 방역 구멍은 여전히 뚫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에서 승선하는 선원은 출항 전 PCR 음성 확인서를 러시아 주한대사관에 제출한 뒤 우리 항만으로 입항한다.

문제는 공해상에서 불법 선원 교대가 암암리에 이뤄지면서 PCR 검사를 받은 선박이라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송되는 러시아 선원들
이송되는 러시아 선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항만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출항 당시 인증을 마쳤다지만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교대 등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며 "PCR 확인서로 방역이 강화됐지만 능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이 2차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거나 무증상 환자인 사례도 많아 감염 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실제 러시아에서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입항한 선박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수리업체와 해운대리점 직원, 도선사 등 업무상 배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현장 위주의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교수는 "선박 입항 후 충분한 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확정해야 하는데 검역소에서 제한된 인원으로 전수검사를 마치다 보니 쉽지 않다"며 "정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충해 항만 관련 노동자가 안심하고 승선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원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은 만큼 선박 내에서 러시아 선원과 우리 노동자를 확실히 분리해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수리업체 관계자는 "최근 페트르원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감염은 선원과 한국인 간 교류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선박 내 떠도는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소독 처리는 물론 선박 내 선원과 노동자를 어떻게 분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설 조선소에 정박한 선박에서 확진자가 나온 만큼 사설 구역에 대한 체계적 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반 부두는 한국항만공사에서 관리해 정부에서 예방 활동 등 체계적 관리가 가능한 반면 사설 조선소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영도구에 있는 수리 조선소에 접안한 레귤호(825t)와 페트르원호(2천461t) 등에서 확진자가 나와 전방위적인 방역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엄중한 시기인 만큼 선원이 함부로 하선하지 못하도록 경비를 서거나 항만 출입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는 등 정부 지원 등을 통해 방역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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