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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지탱한 항공업계 2분기…성수기 '공친' 3분기 어쩌나

송고시간2020-08-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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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활약에 흑자 전환 기대

국내선 확대 집중한 LCC…1분기보다 적자 폭 늘어날 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깜짝 실적'이 기대되는 반면, 국내선 확대로 근근이 2분기를 버텨낸 저비용항공사(LCC)의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반기다. 코로나 장기화로 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를 사실상 공치게 된 만큼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날고 싶은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날고 싶은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이날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오는 14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제선 매출이 90%가량 급감했지만, 화물 운임 급등의 상황이 이어지며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이내 증권업계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대한항공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825억원으로, 작년 2분기(-986억원)에 비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기내 좌석에도 화물 적재'
대한항공, '기내 좌석에도 화물 적재'

[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매출액 컨센서스는 2조2천4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1천210억원)에 비해 29%가량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 부문의 매출만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 매출은 코로나 이전에는 통상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개월 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천17억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1천241억원)에 비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별도 재무제표 기준 2천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에서 2분기 영업 흑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라며 "화물 사업을 영위하는 양대 국적사의 상대 우위 실적은 3분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화물 부문이 선방하기도 했지만 결국 무급휴직 등 비용 절감 노력이 뒷받침된 점을 고려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앞날은
아시아나항공 앞날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 관계자는 "사실 순환휴직 등을 통해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서 얻은 결과"라며 "하반기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화물 영업이 가능한 FSC와 달리 여객 중심인 LCC는 1분기보다 오히려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제주항공의 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1천5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영업손실(-657억원)을 고려하면 2분기(-848억원)에 적자가 더 늘어난 셈이다.

티웨이항공[091810]과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등도 적자 확대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1분기에는 그나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이전 한 달 넘게 국제선 운항이 이뤄졌지만 2분기에는 사실상 셧다운 상태였기 때문에 그만큼 적자 폭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태다.

LCC마다 사활을 걸고 국내선 확대에 나섰지만, 애초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따지면 국내선에서 큰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이 과정에서 출혈 경쟁을 벌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은 사실 고정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슬롯과 승무원 자격 유지, 항공기 정비 등의 차원에서 띄우는 상황"이라며 "일부 국내선 노선은 탑승률이 40%대에 그쳐 적자를 가중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저비용항공사들
위기의 저비용항공사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통상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여전히 국제선 운항률이 20%대에 그치고 여객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태여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3분기 장사는 공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7억원으로, '보이콧 저팬'의 직격탄을 맞은 작년 같은 기간(964억원)과 비교해도 약 66% 감소할 전망이다.

당장 여객 수요가 국내선에 집중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7월 수송 여객수는 LCC에도 밀린 상태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7월 한달간 국제선·국내선 출·도착 여객수는 75만3천314명으로, 아시아나항공(82만2천648명)은 물론이고 제주항공(92만6천406명)과 티웨이항공(86만5천294명), 진에어(80만6천402명) 등 LCC보다도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6월에도 대한항공의 여객 수송(70만2천363명)은 제주항공(78만2천172명)보다 적었다.

김포공항 국내선 도착편 스케줄 살펴보는 시민들
김포공항 국내선 도착편 스케줄 살펴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LCC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을 늘린 시점이 5∼6월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하지만 장마가 길어진 점도 영향을 미쳐 3분기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LCC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원래 국내 여행 수요가 최저치를 찍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문제는 4분기"라며 "3분기가 항공업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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