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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집회 놓친 청주시 후속 대처도 부실…시민 분통

송고시간2020-08-0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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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판정 반나절 뒤 문자 발송…동선 공개 알림도 빼먹어

"천안시와 비교돼"…성난 시민 '행정편의주의 발상' 비난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청주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인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과 관련, 방역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청주시가 후속 대처에서도 부실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할 행정당국이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청주시가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
청주시가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에서는 지난 3일 오후 11시께 흥덕구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30대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시는 이튿날인 4일 오전 10시 10분이 돼서야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이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렸고, 곧이어 이들의 동선을 시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렸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4일 오후 7시께는 두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됐던 같은 국적의 20∼30대 4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

청주시는 이 정보를 담은 안전 안내 문자 역시 다음 날인 5일 오전 10시 10분께 발송했다.

시는 문자에서 이들의 동선을 곧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게시하겠다고 했으나, 이날 오후 6시 가까이 돼서야 공지됐다.

공지 사실을 알리는 문자는 발송하지도 않았다.

상당수 시민은 언론보도를 통해 동선 공개 사실을 알아야 했다.

청주시의 이 같은 정보 공개 지연은 지역 내 집단감염에 놀란 시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청주시가 공개한 확진자 정보
청주시가 공개한 확진자 정보

[청주시 홈페이지 캡쳐]

주부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시민은 "안전 문자도 없고, 청주시의 일 처리가 너무 화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렸다"며 "확진자 관련 중요 정보를 왜 언론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느냐"고 청주시의 부실 대처를 맹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다른 지역은 기사가 뜨기 전에 안전 문자를 보내는데 청주시는 하루가 지나야 보낸다"며 "청주에서 살기 싫어진다"고 성토했다.

뒤늦게 공개한 확진자 정보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공지 방식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6명의 확진자 중 1명은 천안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는 이 확진자가 천안에 머문 시간과 청주로 돌아온 시간, 진단검사와 확진 판정 정보만을 간략히 공개했다.

반면 천안시는 확진자 인적사항과 발생개요,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수와 상태, 이동 경로 등을 상세히 공개해 시민들의 궁금증을 최소화했다.

청원구 율량동에 사는 시민 A씨는 "청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천안시에서 얻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알려줄 건 알려주고 방역할 생각을 해야지 믿음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천안시가 공개한 확진자 정보
천안시가 공개한 확진자 정보

[천안시 홈페이지 캡쳐]

청주시는 확진자 동선 정보를 문자로 알릴 때 블로그와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URL)해 시민들이 직접 접속해서 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몰리면 접속이 지연되고 나이 많은 시민의 경우 이용 방법을 모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흥덕구 봉명동에 사는 B씨는 "다른 지역처럼 간략한 동선 정보를 문자로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블로그 접속자 수 늘리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냐"며 "주민이 아닌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안내 문자의 지연과 누락은 최근 정기 인사로 업무가 익숙하지 못한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한 뒤 "시민들의 불편 사항은 개선하고, 불안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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