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물 빠진 영호남 화합상징 화개장터, 폭격 맞은 전쟁터였다

송고시간2020-08-09 16:24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화개천에 소형버스·자전거 '둥둥'…주민·상인들 '한숨'

장터 전기공급 중단 캄캄해…"태풍 온다는데 여기는 피해가길"

화개장터에 산더미처럼 쌓인 피해물품
화개장터에 산더미처럼 쌓인 피해물품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에 침수 피해 물품이 놓여 있다.
화개장터는 전날 400㎜ 이상 폭우가 내려 마을이 침수됐다. 2020.8.9 image@yna.co.kr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긴 장마 속 전날 최대 531㎜ 폭우를 기록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 침수 현장은 9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건물 1층 높이까지 물이 찼던 화개장터는 이날 오전 거의 물이 빠졌지만, 바닥은 흙탕물과 한약재를 비롯한 침수 피해 물품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 입구에는 식당 어항에서 빠져나온 물고기 몇 마리가 죽어 있었고 음료수 등을 보관하는 대형 냉장고도 놓여있었다.

섬진강과 화개장터 사이에 위치한 화개천에는 폭우로 침수된 소형 버스와 자전거 둥둥 떠다녔다.

평소 같으면 영호남 관광객이 북적여야 할 주말이지만 화개장터에는 주민과 상인들 한숨 소리만 울려 퍼졌다.

화개면 원탑마을 170가구 400여명과 화개장터 상인 100여명은 전날 통제돼 마을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전부터 물에 잠겼던 마을과 장터를 방문했다.

하나라도 더…
하나라도 더…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에 공예품에서 상인이 비에 젖은 물품을 닦고 있다.
화개장터는 전날 400㎜ 이상 폭우가 내려 마을이 침수됐다. 2020.8.9 image@yna.co.kr

생각보다 피해가 컸던지 대부분 상인은 망연자실했다.

화개장터 내 기념품 매장을 운영하는 배 모(62) 씨는 "자연재해는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은 겪으니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 현장 지원
경찰 현장 지원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에서 경찰이 현장 지원하고 있다.
화개장터는 전날 400㎜ 이상 폭우가 내려 마을이 침수됐다. 2020.8.9 image@yna.co.kr

이어 "가게를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데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꿀 등 건강식품을 판매하던 김모 씨는 "물건을 다 버려야 할 것 같은데 참담한 심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화개장터는 전기 공급이 중단돼 한밤중처럼 어두웠다.

기념·공예품 매장 관계자는 폭우에 젖은 물건을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수건과 휴지 등으로 물기를 제거했다.

하천에 빠진 차와 자전거
하천에 빠진 차와 자전거

(하동=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 인근 화개천에 차와 자전거가 빠져있다.
화개장터는 전날 400㎜ 이상 폭우가 내려 마을이 침수됐다. 2020.8.9 image@yna.co.kr

이날 하동군청 소속 공무원 전원과 경찰, 소방관, 군인, 자원봉사자 등 1천243명이 피해지역 복구작업 총력전을 벌였다.

이들은 덤프·펌프·살수차 등 장비 수십 대를 동원해 피해지역 곳곳에서 상품·집기 등을 정리·세척했다.

또 수도·전기·가스 등을 원상복구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화개면사무소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태풍이 또 온다는데…여기는 피해갔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9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 7∼8일 집중호우로 화개면 346㎜를 비롯해 평균 193㎜ 비가 내렸다. 특히 화개면 삼정마을은 531㎜라는 기록적인 폭우를 기록했다.

사전 대비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군 내 40세대 4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리고 배·벼·블루베리·녹차 등 농경지 74.4㏊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z05rXUomlmU

imag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