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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사이 진퇴양난' 홍콩 금융계, 美제재 준수 놓고 불안감

송고시간2020-08-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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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금융당국 "따르지 말라"에 금융업계 "처벌받으면 어쩌나"

지난 5월말 홍콩 주가지수 전광판
지난 5월말 홍콩 주가지수 전광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홍콩 고위 관리들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발표에도 불구하고 홍콩 금융당국이 관내 기관들에 제재를 따르지 말도록 요구하면서, 홍콩 금융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니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금융업 관계자들은 현상황을 미국과 중국 및 홍콩 금융당국 사이에 낀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홍콩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정책 이행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라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11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각종 금융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이번 제재가 유엔을 통과한 국제 제제에 해당하지 않아 홍콩에서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맞서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 금융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홍콩 금융관리국이 미국 제재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한 익명의 은행가는 "은행들은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며 미국과 사업관계를 맺고 있다. 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처벌받을 것"이라면서도 "홍콩 금융관리국으로부터 제재대상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재대상이 된 인사들은 미국에 자산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이 홍콩 내 금융기관 및 미국업체들과 거래하는 것은 준법 훼손 위험이 있어 복잡한 문제라는 게 SCMP 설명이다.

SCMP는 홍콩 내 은행들에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면서도, 일부 은행의 홈페이지에는 "유럽연합(EU)·홍콩·영국·미국·국제연합(UN) 등의 제재 법과 규정을 준수한다"고 적혀있다고 전했다.

한 익명의 펀드매니저는 "더 많은 국가가 미국을 따라 중국·홍콩의 관리와 기업들을 제재할지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콩증권업협회 고든 추이 회장은 미국의 제재 결정에 "정치가 금융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동영상 앱 틱톡 제재 결정 등과 관련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국계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피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GEO증권 프랜시스 룬 최고경영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다. 어떤 중국기업이 다음 공격목표가 될지, 어떤 제재가 나올지 모른다"면서 "홍콩은 미중 긴장 국면에 갇혔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제재대상인 테레사 청 홍콩 법무부 장관의 남편이 회장으로 있는 홍콩 내 엔지니어링 관련 상장회사 아날로그 홀딩스 측은 "청 장관이 회사로부터 아무런 이익도 얻고 있지 않다. 사업은 정상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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