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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조상들이 뒷목 잡겠네"…가미카제 상품 판 무개념 쇼핑몰

송고시간2020-08-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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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KKPyRD_naE

(서울=연합뉴스) '가미카제'

대부분 아시거나 들어본 말일 겁니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군비 부족으로 미군의 상륙을 막아낼 힘이 떨어지자 폭탄을 장착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부대의 이름입니다.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미카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욱일기가 그려진 마스크부터 가미카제라는 이름의 티셔츠와 모자, 신발까지 제품도 다양했습니다. 그것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쿠팡과 위메프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 24곳 가운데 18곳이 가미카제 제품을 팔았습니다.

대개는 해외 구매 대행 상품이었는데, 해당 쇼핑몰들은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판매한 겁니다. 그중에는 '카미카제(가미카제)'라는 이름의 객실도 있었습니다.

한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오픈마켓 특성상 다수의 판매자가 상품을 올려 판매하는 시스템이어서 금칙어를 설정해 처리해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런데 가미카제 논란이 벌어진 당일, 해당 쇼핑몰들은 관련 상품을 모조리 사이트에서 내렸습니다. 의지만 있었다면 사전에 막는 것도, 사후에 퇴출하는 것도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무지'에서 이유를 찾았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가미카제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제작한 상품이 많다는 겁니다.

서 교수는 "가미카제 상품 대부분은 전범기인 욱일기 디자인과 연관돼 있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상품 판매를 금지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 교수는 전 세계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에서 가미카제 이모티콘 이름을 변경시키는 등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가미카제와 욱일기 관련 상품들은 세계 유명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구글, 위시는 지난달 25일 영국 방송사 BBC에 "앞으로 인종차별적인 제품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범기인 일본의 욱일기는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전범기로, 독일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비슷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이들 기업은 하켄크로이츠의 디자인 물품을 팔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인종차별적인 제품 판매중단 정책에 일본 욱일기를 반드시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아마존 등에 보냈습니다.

또한 독일에서는 하켄크로이츠를 비롯한 나치의 상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습니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독일처럼 법을 만들어서라도 일본 제국주의 관련 상징을 못 쓰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나라라면 역사적 의미를 더욱 알리고, 일본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요?

정은미 기자 임지수 인턴기자

[이슈 컷] "조상들이 뒷목 잡겠네"…가미카제 상품 판 무개념 쇼핑몰 - 2

sosi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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