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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비동의 간음죄 추진에 남성의원들 얼마나 참여?

송고시간2020-08-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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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의 강간죄' 발의 류호정 "男의원 참여 많지않아"…13명중 2명

'백혜련 법안'엔 14명 중 남성 10명…20대 국회서도 남성 참여 많아

비동의 간음죄 (CG)
비동의 간음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 법안을 발의해 주목을 받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법안 발의과정에서 남성 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류 의원은 지난 12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표발의한 '비동의 강간죄' 법안에 대한 남성 의원들의 공동발의 참여와 관련해 "아직 많지는 않다. 앞으로 설득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류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총 1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류 의원 포함)로 참여했는데, 이중 남성 의원이 같은 당 소속 배진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재갑 의원 등 2명에 불과한 것에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의원의 참여가 많지 않다'는 주장은 일단 류 의원이 발의한 법안만을 놓고 봤을 땐 온당한 지적으로 보인다. 류 의원이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비동의 강간죄'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의원들의 참여를 요청했음에도 동참한 남성 의원 수는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 '백혜련 법안'에 남성 의원 적극 참여…공동발의 14명 중 10명

그렇다면 앞서 추진된 유사 법안에 대한 남성 의원들의 참여는 어땠을까?

이번 21대 국회에선 류 의원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지난 6월 비동의 간음죄 법안을 최초로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 공동발의자는 백 의원 포함 14명인데 이 중 10명(71.4%)이 남성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석·김승남·박홍근·송기헌·안호영·윤관석·윤후덕·이해식·정성호·홍익표 의원 등이 참여했다.

21대 국회의원 중 여성이 19%(57명), 남성이 81%(243명)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남성 의원들의 관심이 작았다고 보긴 어려웠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든 의원들에게 의원회관 사서함을 통해 공동발의 요청을 했고, 남성 의원 10명을 포함한 13명이 동의를 해줬다"고 말했다.

노란색 대자보 100장 붙인 류호정
노란색 대자보 100장 붙인 류호정

(서울=연합뉴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8월 10일 국회 의원회관 곳곳에 노란색 대자보 100장을 붙였다. 정의당의 21대 국회 5대 우선 입법 과제 중 하나로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비동의 강간죄' 법안(형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동의강간죄 발의 준비를 마쳤다"며 "반드시 통과되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국회 의원회관 곳곳에 100장의 대자보를 붙였다"고 밝혔다. 2020.8.10 [류호정 의원 SNS.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 20대 국회서도 남성의원 참여 적지 않아…보수정당 의원들도 적극성

20대 국회에서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 취지에 동참한 남성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비동의 간음죄 법안을 대표발의한 백혜련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때 백 의원 포함 의원 11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고 이 중 7명(63.6%)이 남성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병기·김현권·박광온·위성곤·이춘석·최인호 의원(20대 국회 당시 신분 기준으로 '의원' 표기)과 당시 민주평화당 소속 윤영일 의원 등이 참여했다.

20대 국회 때 백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남성 의원들의 참여가 더욱 두드러졌다. 20명의 공동발의 의원 중 16명(80.0%)이 남성이었다. 강창일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훈식·김병욱·김철민·노웅래·문희상·박정·신창현·윤후덕·이개호·이수혁·이용득·이춘석·진영·표창원·홍의락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진보성향 정당 뿐 아니라 보수성향 정당에 소속된 남성 의원들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적극성을 보였다.

20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홍철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공동발의자 10명이 모두 남성이었고, 이 중 8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홍 의원과 박덕흠·박성중·박완수·유민봉·윤재옥·이명수·정진석 의원 등이 참여했다. 당시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과 민주평화당 윤영일 의원도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또 홍철호 의원과 소속 정당이 같은 송희경 의원이 발의한 법안엔 총 12명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참여했는데, 이 중 10명(83.3%)이 남성이었다. 김석기·김태흠·김학용·문진국·박명재·성일종·윤종필·정갑윤·조훈현·함진규 의원 등이 공동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같은 당 소속 나경원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여야 여성 의원 13명만 공동발의에 참여했는데, 이는 여성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자는 취지에 따라 남성 의원들에게 별도로 동참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인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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