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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리서 '군사 반란'…대통령·총리 구금(종합)

송고시간2020-08-19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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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김성진기자

역내기구·프랑스 강력 비판…미국 "비헌법적 정부 교체 반대"

18일 말리 수도 바마코에 군인들이 도착하면서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18일 말리 수도 바마코에 군인들이 도착하면서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말리의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과 부부 시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수도 바마코에서 반란 군인들에 의해 구금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군인들은 이날 아침 바마코 외곽에서 15㎞ 떨어진 카티 군기지에서 반란을 일으켜 수많은 고위 민간 공무원과 군사 관리들을 전격 체포했다. 카티 군기지는 지난 2012년 쿠데타가 일어났던 곳이다.

반란군은 공중에 총을 쏘면서 케이타 대통령 사저를 포위했다.

앞서 시세 총리는 성명에서 반란 군인들에게 진정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역내 관리들은 케이타 대통령과 시세 총리가 반란군에 의해 구금 상태에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미하일 보그다노프 외교차관도 말리 대통령과 총리의 체포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말리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고 국영 RIA통신이 보도했다.

케이타 말리 대통령
케이타 말리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해온 시위 군중이 이날 군사 반란을 지지해 바마코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말리 국영TV인 ORTM은 대통령 체포 이후 방송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과거 식민종주국인 프랑스와 아프리카 역내기구들은 일제히 군사반란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역 15개국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군인들에게 즉각 카티 막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ECOWAS는 지난 6월부터 격화된 말리 정국 혼란을 중재해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케이타 대통령과 서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이번 사태를 논의하고 ECOWAS의 중재 노력을 지지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논의가 언제 이뤄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번 군사반란을 "가장 강도높은 용어로" 비난한다면서 군인들에게 막사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파키 AU 집행위원장도 말리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면서 즉각적 석방을 요구했다.

미국도 말리의 상황 전개에 우려를 표했다.

피터 팜 미 국무부 사헬지역 특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거리에서든 보안군에 의해서든 모든 비헌법적 정부 교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극적 사건은 2012년 쿠데타 상황 전개와 비슷하다.

당시 쿠데타로 말리에서 수년간 혼란이 빚어지고 그 권력 공백을 틈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북부 지역을 장악했다.

결국 프랑스 군 작전으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축출됐으나 이들은 다시 결집해 케이타 대통령 재임 기간 세력을 확대했다.

프랑스 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은 말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대체로 케이타 대통령을 옹호해왔다.

케이타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쿠데타 후 2013년 투표를 통해 집권했으나, 최근 야권은 이슬람 급진주의 대처를 둘러싸고 정부의 무능과 부패 등을 이유로 그의 사임을 촉구해왔다.

18일 말리군과 시민들이 수도 바마코의 케이타 대통령 사저 바깥에 모여 있다.
18일 말리군과 시민들이 수도 바마코의 케이타 대통령 사저 바깥에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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