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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에 돌봄휴가도 다 썼는데"…또 원격수업에 속 타는 부모들

송고시간2020-08-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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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제대로 따라가긴 하는지"…코로나19 장기화에 대입도 걱정

잠시 미뤄야 할 엄마와의 등굣길
잠시 미뤄야 할 엄마와의 등굣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을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합동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다만 대학 입시 등 진로·진학 준비를 위해 대면 등교 수업이 필요한 고3 학생들은 원격 수업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를 등교시켜주고 있다. 2020.8.25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2학기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학교에 못 가네요. 도대체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부가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수업을 전면 원격으로 전환하겠다고 25일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은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올 초부터 '돌봄 총력전'을 벌여온 맞벌이 부부들은 피로도가 한계점에 도달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원격수업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대학 입시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발표하는 조희연 교육감
발표하는 조희연 교육감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유초중고 원격수업 전환 관련 내용을 발표를 하고 있다. 2020.8.25 hama@yna.co.kr

서울 성동구에 사는 워킹맘 A(40)씨는 1학기 원격 수업 기간에 이미 긴급돌봄휴가를 비롯해 연차를 모두 소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집에서 혼자 온라인 수업을 듣기는 무리였기 때문이다.

A씨는 "이날 오전 원격 수업 소식을 듣고 회사에 방법을 문의했으나 '무급휴직을 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그간 친정어머니를 갈아 넣다시피 하며 간신히 버텨왔는데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긴급돌봄교실이 운영되고는 있지만 아이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맞벌이하면서 초·중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B(47)씨도 "교육부 발표를 보고 급히 아내와 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올해 초에는 재택근무가 많아 교대로 집에서 아이들을 돌봤는데 지금은 둘 다 출근하고 있어 막막하다"고 전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학업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양시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 정모(47)씨는 "원격 수업을 제대로 쫓아가는지가 가장 걱정"이라며 "학교에 못 가니 오히려 학원에 더 의지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소위 강남 아이들은 학교 안 가는 날 종일 학원에 갈 수 있어 코로나 사태가 '기회'라고 하더라"며 "공교육이 계층 간 형평성을 맞춰주는 역할을 했는데 올해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1∼2학년 당사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수시 전형을 위해서는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만한 활동 기회가 필요한데 코로나19 사태로 그마저도 사라져 걱정이 크다.

노원구에 사는 이모(16)군은 "공모전이나 대회도 거의 사라졌고,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캠페인·봉사활동 등도 할 수가 없었다"며 "대입을 위해 2학기 때부터라도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홍모(16)양은 "진로가 미술 쪽이라 미술 자율동아리 활동 기록이 필요한데 학교에 안 가서 그게 불가능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수업을 하면 공부를 하는 몇몇 애들 빼고 나머지는 다 논다"며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의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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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8ZBnFCs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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