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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삭 제주 강타…차량 넘어뜨린 강풍에 한라산 1천㎜ 물폭탄(종합2보)

송고시간2020-09-0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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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전면 통제·수만가구 정전·도심 하천 한때 범람위기·해안 마을 침수

초속 49m 강풍·18m 높이 파도 '위력 실감'…도, 대비태세 비상 3단계로 대처

서귀포 중산간서로 차량 고립
서귀포 중산간서로 차량 고립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이 침수돼 차량들이 고립돼 있다. 2020.9.2 jihopark@yna.co.kr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백나용 기자 = 태풍 마이삭이 강한 비바람과 해상의 높은 파도를 몰고 제주를 강타한 후 3일 새벽 빠져나갔다.

태풍 마이삭이 지역별로 최대 1천㎜ 이상 많은 비를 뿌리면서 제주시 도심 마을 길이 한때 침수됐고 항·포구가 침수돼 차량 대피 사태가 빚어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이 높은 파도와 만조 현상으로 물에 잠겼다.

만조는 밀물이 가장 높은 해수면까지 들어와 바닷물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우도 천진항이 물에 잠기자, 재난 당국은 주차된 차량을 긴급하게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일대 출입을 통제했다.

또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이 겹쳐 해안 부근 마을인 제주시 삼도 119센터 인근 저지대 마을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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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Yp61CNENtM

마을 길에는 40∼50㎝ 높이의 물이 차 차량 바퀴 일부를 덮을 정도까지 침수돼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마을 옆 제주시 탑동 해안도로에도 물이 들어차고 파도에 휩쓸린 돌멩이들이 나뒹굴었다.

이날 만조 시각은 제주시 오후 11시 22분, 서귀포 오후 10시 26분이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제주에서 만조 시각 264∼297㎝가량 바닷물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강풍에 꺾인 가로수
강풍에 꺾인 가로수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제주시 연동 한라병원 앞 가로수가 꺾여 도로에 쓰러져 있다. 2020.9.2 jihopark@yna.co.kr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는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제주시 외도동에서는 도심권 하천인 월대천이 위험수위에 도달하면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주민 90여명에 대해 대피 안내를 했다.

제주시 도심 하천인 산지천 남수각 부근도 한때 범람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월대천과 산지천은 범람하지 않았다.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이 침몰했고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도 났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서는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밖에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커피숍 간판이 도로에 떨어지고, 아라동의 커피숍 유리창이 깨졌으며 서귀포시 성산읍 태양광 패널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9시 기준 481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제주 탑동 방파제 월파
제주 탑동 방파제 월파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까지 겹쳐 2일 밤 제주시 탑동 방파제를 넘어 월파 현상이 계속돼 인근 저지대 주택이 침수됐다.
3일 새벽 한 경찰관이 저지대의 차량통행 제한하기 위해 순찰을 하고 있다. 2020.9.3 jihopark@yna.co.kr

인명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 22분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상가 반지하에 있는 의상실이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의상실 안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장애인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제주도 산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히는 사고도 이어졌다.

오후 5시 18분께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이 물에 잠겨 차량에 갇혀 있던 운전자가 구조됐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다.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강한 바람에 미니쿠퍼 차량 1대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침수된 제주시 해안가 주택가
침수된 제주시 해안가 주택가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까지 겹쳐 2일 밤 제주시 삼도2동 119센터 인근 저지대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됐다.
사진은 3일 새벽 물에 잠긴 삼도2동 골목길의 모습. 2020.9.3 jihopark@yna.co.kr

갑자기 전기가 끊기면서 승강기가 멈추는 사고도 발생했다.

서귀포시 표선면과 성산읍의 한 빌라에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발생해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 기준 인명구조 건수는 모두 7건(14명)이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속출했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서귀포시 호근동을 시작으로 제주시 연동, 노형동, 애월읍, 이도동, 용담동, 한림읍, 서귀포시 성산읍, 법환동, 표선면, 호근동, 대정읍, 남원읍 등 오후 11시 기준 제주 도내 3만6천886가구가 정전됐다.

이 가운데 현재 전력 복구가 되지 않은 곳은 모두 3만1천126가구다.

한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고압선 등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 재난안전본부는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 전 지역에 정전이 다수 발생해 지역적으로 단수도 예상된다"며 "전기가 복구되는 대로 정상적으로 물 공급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대천 수위 점차 안정
월대천 수위 점차 안정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한때 범람이 우려됐던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수위가 점차 낮아져 안정을 되찾고 있다. 2020.9.2 jihopark@yna.co.kr

제주국제공항에서는 2일 오전 10시30분 이후로 모든 항공편의 출발이 취소됐다.

제주 기점 여객선 전편도 결항했다.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태풍 마이삭 중심 부근이 제주 육상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이동했지만, 육상에 물 폭탄이 쏟아지고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태풍에 의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산지의 지형적 특성이 더해져 한라산 윗세오름과 영실에 시간당 120∼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 지역별 상세 자동 관측자료에 따르면 2일 하루 한라산 남벽에 1천4㎜, 한라산 영실 947㎜, 윗세오름 938.5㎜ 등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남원읍 신례 459.5㎜, 제주시 새별오름 384㎜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귀포시 성산(269.2㎜)과 서귀포시 지점(235㎜)의 강수량은 9월 월별 강수량 역대 3∼4위 순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귀포 중산간서로 차량 고립
서귀포 중산간서로 차량 고립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이 침수돼 차량들이 고립돼 있다. 2020.9.2 jihopark@yna.co.kr

강풍도 거세게 몰아쳤다.

주요 지점별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제주시 고산 49.2m, 새별오름 44.7m, 성산·수산 41m 등이다.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있는 서귀포 관측지점에서는 2일 오후 늦게 17.7m의 파도 높이가 기록되기도 했다. 17.7m의 파도는 6∼7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다.

기상청은 3일 새벽까지도 제주에 최대 순간풍속 30∼50m(시속 108∼180㎞)의 강풍이 불겠다며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건설 현장, 비닐하우스 농작물 등의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또 이날 오전 6시까지 산지를 중심으로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강풍에 교통사고도 발생
강풍에 교통사고도 발생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가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든 2일 오후 서귀포시 호근동의 한 도로에 강풍으로 인해 가로수를 들이받은 화물차가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2020.9.2 jihopark@yna.co.kr

기상청은 제주도 모든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 이날 낮까지 바람이 12~45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3∼12m로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비 태세를 비상 3단계로 격상해 태풍 피해에 대처하고 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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